
지난 14일 저녁 9시쯤 포항 송도해수욕장. 모래밭을 따라 길게 늘어선 수십 개의 포장마차마다 사람들이 그득그득하다.
장어며 소라구이 등 낭만 가득한 안주 냄새가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뒤엉켜 이미 술잔을 들기 전부터 사람을 취하게 만든다.
이날 송도해수욕장을 찾은 A(53·포항시 남구 효자동) 씨는 "옛날 어릴 적 이곳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그 시절이 다시 떠오른다"고 "이번 재개장을 계기로 송도가 1980년대 그때의 활기를 다시 되찾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했다.
옛 경북 최대 바다 휴양지였던 포항 송도해수욕장(남구 송도동)이 모처럼 40년 전의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열기로 다시 살아났다.
지난 13, 14일 이틀간 송도해수욕장에서는 옛 감성을 자극하는 포장마차 축제, '포송마차'가 진행됐다.
포항시에 따르면 이번 축제 기간 약 5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축제는 다음 달 12일, 18년 만의 재개장을 앞둔 송도해수욕장의 옛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마련됐다.
해변에는 약간은 촌스럽지만, 감성적인 분위기로 꾸며진 30여개의 포장마차가 줄지어 들어서며 다양한 메뉴로 방문객들을 유혹했다.
낮 동안 내린 비로 모래가 축축이 젖었지만, 밤바다와 함께 음식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인해 송도해변은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이처럼 포장마차는 물론, 인근의 치킨집·횟집·조개구이·카페 등 거의 모든 상가들이 방문객들로 가득 차면서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러일으켰다.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축제 기간 워낙 손님이 많아 직원을 추가 고용해야 했다"며 "해수욕장이 본격적으로 개장되면 지역 상권도 과거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버스킹 공연과 방문객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낭만라디오 방송이 더해지며 축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또한 ▷'인생네컷' 포토부스 ▷친환경 나무 놀이터 ▷미니 오락실 ▷미니 오징어 게임 ▷샌드아트 체험 공간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도 마련돼 가족 단위 방문객과 젊은 층의 큰 호응을 얻었다.
축제를 찾은 한 방문객은 "조용하던 송도해변이 포송마차 축제 덕분에 신나고 생동감 넘치는 바다로 변했다"며 "야경을 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송도해수욕장이 더 멋지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행사는 포항국제불빛축제가 열리는 오는 20, 21일에도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송도해수욕장에서 계속해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번 포송마차 축제가 옛 송도해수욕장의 명성을 되찾는 신호탄이 됐다"며 "포항의 맛과 멋, 야경이 어우러진 대표 야간관광 콘텐츠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李 '이진숙, 문제있는 것 같아 딱하다' 언급"…정규재 전언
방위병 출신 안규백 국방장관 후보자, 약 8개월 더 복무한 이유는?
李 대통령 "韓 독재정권 억압딛고 민주주의 쟁취"…세계정치학회 개막식 연설
앞치마 입고 '소맥' 제조한 李 "금요일 저녁, 행복하게!"
권영진, 국힘 대구시당위원장 후보 사퇴…"대구와 당을 위해 양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