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느리게 그리고 조금씩…대구 집값 회복 조짐

올 상반기 대구 주택시장은 침체 속에 바닥을 다진 기간이었다.

금융위기로 닥친 주택 시장 가격 하락세가 연초까지 이어졌지만 2/4분기 이후에는 하락폭을 줄이며 보합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신규 입주 물량이 많아 시장 가격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분양 단지가 사라지고 있고 금융위기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매수세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악재들이 사라지고 있어 주택 가격이 올 상반기 바닥점을 찍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상반기 매매 및 전세 시장

부동산 114의 대구 아파트 매매시장 가격 변동률 조사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1.68%를 기록하며 약보합세를 보였다. 신규 입주 단지와 기존 아파트 급매물이 연초부터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1/4분기 동안 급매물이 상당 부분 정리되면서 약세가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

구·군별로 보면 중구가 -2.53%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하락세가 가장 높았고 수성구 -2.05%, 달서구 -1.70%, 동구 -1.64% 남구 -1.50%, 서구 -1.45%, 북구 -1.21%, 달성군 -0.75%의 변동률을 보였다.

중구의 경우 신규 입주 단지가 많은 수성구 지역으로 이동하는 수요가 늘면서 급매물이 증가,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됐고 수성구와 달서구는 대단지 신규 입주물량의 증가로 가격 약세 현상이 지속됐다.

아파트 전세시장도 올 상반기 -1.70%의 변동률을 기록하며 하락했다. 특히 입주 후 미분양 단지들이 임대 시장에 쏟아지면서 일부 중대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 봄 이사철 동안 중소형을 중심으로 급매물 정리가 되면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 상승 현상이 나타나 5월부터는 13개월 만에 전세가격이 하락세를 접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구·군별 가격은 수성구 지역이 -2.40%, 동구 -2.10%, 북구 -1.64%, 달서구 -1.50% 남구 -1.38%, 중구 -1.21%의 변동률을 기록했으며 달성군은 지난해 하락폭이 컸던 죽곡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가격이 소폭 반등하며 0.94%의 상승률을 보였다.

부동산 114 이진우 지사장은 "전세 가격이 매매가격의 선행지수 역할을 하는 만큼 전세가격 상승세가 향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부터는 신규 입주 물량이 줄어 시장 안정세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

대구 아파트 시장 침체의 원인은 공급 과잉과 고분양가, 금융위기로 인한 매수세 약화 등 3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입주 물량이 줄고 있고 시공사들이 미분양을 털기 위해 가격 할인 등에 나서면서 주택 시장이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 금융위기로 인한 매수세 실종 현상 또한 시장에서는 거의 사라진 상황이다.

올해 대구 입주 물량은 1만4천여가구로 올 상반기 8천200여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올 하반기부터는 신규 입주 단지가 점차 줄게 되며 내년에는 대구 전체 입주 물량이 1만가구 이하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대구 아파트 가격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오고 있는 수성구는 중대형 단지 3천416가구가 이미 입주를 마쳐 내년 연말까지 남은 입주 물량이 2천500가구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 이에 비해 신규 분양 물량은 사라지면서 꿈쩍도 하지 않던 미분양도 조금씩 팔려나가고 있다.

수성구의 경우 올 3월 5천475가구던 미분양이 4월 4천589가구, 5월에는 4천178가구로 줄어드는 등 빠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 전체로는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대구 미분양 아파트는 1만9천851가구로, 지난 4월 2만691가구보다 840가구가 줄며 지난해 가을철 이후 처음으로 2만가구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분양가 할인 혜택이나 잔금 유예 혜택 등을 부여하는 단지들이 늘어났고 금융위기 이후 사라졌던 매수세가 되살아나면서 미분양이 팔려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향후 예정된 신규 분양 물량이 거의 없고 미분양 판매 추이를 볼 때 집값은 조금씩 회복 기조를 보일 것"이라며 "아직 주택에 대한 투자는 이르지만 내집마련이 필요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미분양 위주의 구매 조건을 따져 본다면 지금이 구매의 좋은 기회"라고 조언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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