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화점 불공정거래 행위 너무 심해"

입점업체 "특판 강요, 높은 판매수수료율…경영난"

불황의 여파로 내수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일부 백화점들의 불공정거래행위로 입점중소기업들이 '더 이상 버틸 힘도 없다'는 하소연이 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백화점 내 입점업체 12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백화점 입점업체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업체의 87.6%가 백화점측의 높은 판매수수료율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역의 대구·동아·롯데를 비롯해 현대, 신세계 등 7개 대표 백화점 입점업체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입점업체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판매수수료율로 조사업체의 87.6%가 높은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백화점별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28%로, 업종별 차이가 크다. 특히 패션잡화와 의류는 각각 32.7%, 32.1%로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세일행사시 할인율 10%마다 판매수수료율은 1%포인트 내외로 감소하는데 그쳐 세일이 백화점에는 매출증대로 연결되는 반면 입점업체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9월 지적한 주요 백화점들의 불공정거래행위가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불공정거래행위는 특판행사 참여 및 판촉비용 부담과 관련된 것으로, 지난해 업체당 평균 15.7회 특판행사에 참여했고, 업체당 비용부담금은 평균 1천789만원으로 조사됐다.

또한 입점업체들은 매장위치 및 인테리어의 잦은 변경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최근 3년간 업체당 매장 변경 횟수는 평균 5.4회, 추가비용은 8천380만원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3년간 업체당 평균 9.1회, 1억9천만원의 상품권 구매를 강요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종의 경우 국내브랜드와 해외브랜드의 차별대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의류는 95%, 의류는 91.7%가 '차별대우가 있다'고 답했으며, 주로 국내브랜드 매장을 나쁜 위치로 배정하거나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백화점이 이익을 독점, 입점업체의 상위 30%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빚으로 겨우 버티거나 부도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높은 백화점 수수료를 낮추고 특정매입을 직매입으로 전환하는 등 백화점의 불공정거래행위를 근절시킬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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