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체험도 피서법으로 빼놓을 수 없다. 바캉스가 '몸 피서'의 일종이라면 공포를 느끼는 것은 '마음 피서'의 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공포스런 장면은 우리 신체의 교감신경을 흥분시키고 땀샘을 자극해 땀을 흘리게 한다. 땀은 피부 밖으로 나오면서 증발하는데 이는 결국 체온을 높여 상대적으로 외부 온도를 낮추는 결과를 가져온다. 공포가 순간 더위를 가시게 하는 것. 그렇다면 어떻게 공포를 즐겨볼까.
◆호러예술제를 말하다
'대구호러공연예술제'는 올해로 6회째를 맞는 행사로 어느새 대구를 대표하는 축제의 하나로 발돋움했다. 호러예술제조직위원회 김태석 위원장(한국연극협회 대구시지회 회장)은 그 비결에 대해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축제이기 때문"이라고 자신했다. "우리 어릴 때 할머니 머리맡에서 무서운 이야기를 듣곤 했잖아요. 그처럼 정겹고 재미있는 콘셉트가 시민들에게 어필했다고 생각해요."
호러예술제는 2004년 호러연극페스티벌에서 출발했다. 당시 대구에 전국연극제가 열려 연극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연극인들은 그런 열기를 지속시킬 수 없을까 고민하다 더위가 유명한 대구와 잘 접목할 수 있는 호러를 떠올렸던 것.
"호러라는 것이 색깔이 분명하면서도 어떤 형태로든 요리할 수 있는 특징이 있어요. 공포를 코믹하게 할 수도 있고 마당놀이나 전통 형식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고요. 퍼포먼스로도 가능하죠."
1회 때는 불과 4개 극단에서 4개 작품을 선보이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총 30여개 단체에서 공포연극과 잔혹극'창작연극 등 10개 작품이 선보일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2회 때부터 장소를 월드컵경기장공원으로 바꾸면서 부대행사를 했는데 의외로 시민들의 반응이 뜨거웠어요. 무엇보다 '공포의 집'과 '심야호러트레킹'이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죠."
공포의 집은 30m 길이의 구조물을 설치해 그곳에 귀신마네킹을 설치하고 귀신 분장을 한 스태프들이 숨어서 참가자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프로그램이다. 심야호러트레킹은 예약자에 한해 심야에 월드컵경기장 옆 야산을 20~30분 트레킹하는 이벤트. 이밖에 예술제엔 페이스페인팅이나 호러 관련 액세서리'초상화 그리기는 물론 다양한 전시도 이뤄진다.
올해 행사는 기간이 10일간으로 대폭 늘어났고 공연도 야외공연장과 천막극장에서 교대로 해 중복되지 않도록 했다. 김 위원장은 예술제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눈으로만 보지 말고 갖가지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제6회 대구호러공연예술제'는 24일부터 8월 2일까지 10일간 월드컵경기장 일대에서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펼쳐진다.
◆ '인터넷 공포' 어때?
방콕족이라면 공포영화 감상 외에 인터넷으로 공포를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음카페 '잔혹소녀의 공포체험'(http://cafe.daum.net/nde1)은 회원 수 16만명을 자랑하는 공포 카페로 여러 가지 공포스런 사진과 경험담, 괴소문 등이 올려져 있다. 또 공포소설 소개나 공포영화 추천작 등 공포와 관련된 모든 것을 경험해볼 수 있는 사이트다. 다음의 '엽기공포카페'(http://
cafe.daum.net/gongpo)에서도 공포소설과 공포체험담 등을 접할 수 있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http://arborday.
egloos.com)도 추천 사이트다. 공포영화 마니아인 김시광씨가 운영하는 블로그로 수많은 공포영화에 대한 줄거리와 감상평 등이 실려있어 공포영화를 즐기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
좀 더 색다른 공포를 원한다면 다음카페 '흉가체험'(http://cafe.daum.net/hyunggabest)에 가입해 보자. 이 카페는 귀신이 출몰한다는 전국의 흉가를 직접 찾아가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템플스테이'천주교 피정…마음의 피서를 떠난다♣
마음 피서로 템플스테이를 해보는 것도 괜찮다. 사찰에서 편안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자연과 더불어 지내는 것은 도심 속 찌든 스트레스를 날리기엔 더없이 좋은 것. 보통 사찰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잊혀진 전통문화의 마음가짐부터 알려준다. 새벽 예불을 마치고 사찰의 식사법인 '발우공양'을 하고 차담(茶談)도 마련된다. 최근에는 어린이 교육용 템플스테이도 늘고 있다.
올 여름에도 템플스테이는 대구 동화사를 비롯해 전국 조계종 산하 100개 사찰에서 열리는데 가격은 1박 2일 기준 2만~3만원이다. 자세한 사항은 템플스테이 홈페이지(www.templestay.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엔 '템플스테이' 못지않게 천주교의 '피정'(避靜'세속을 잠시 피해 고요한 곳에서 자신을 가다듬는 천주교의 수련방식)도 인기다. 피정은 자유피정과 자아찾기 프로그램, 자연 속 피정, 청소년용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전국 피정의 집 사이트(www.cbck.or.kr/addr/addr_pj_list.asp)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홈페이지에 링크돼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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