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영이라는 친구가 있다. 그 집 아들은 초등학생이다. 학교에서 가훈을 적어오라 했단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가훈을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래저래 생각 끝에 만든 가훈은 이러했다.
'가까운 사람에게 잘해주자.'
어째 거창한 가훈들 틈에서 조금은 시시해 보이는 가훈이기도 하다. 그러나 평범함 속에서 뿜어내는 내공은 모두에게 고개를 끄떡이게 했다. 가훈 덕분에 생활 태도가 가장 많이 바뀐 둘째 아들.
"형은 내하고 가까운 사람이니까 싸우지 않고 잘해줘야지."
"짝은 내하고 가까우니까 떡볶이 하나 더 먹어라."
참 쉬운 말인데 우리에게 많은 것을 반성하게 한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소홀히 대하는 경우가 많다. 너무 가깝기 때문에 다 이해하리라 믿고 관심이 적었다. 이 가훈을 읽고 가만히 생각에 잠겨보면 갑자기 부모님에게, 그리고 아내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진다. 그리고 나와 함께 개업한 형님들에게 앞으로 더욱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다. 이 말을 들은 어느 후배는 이렇게 말한다.
"때론 가까운 사람이 더 무서워요."
'가까운 사람에게 잘해주자'라는 말에 고개를 끄떡이던 사람들이 이 말에도 고개를 끄떡인다. 속이고 힘들게 하는 사람이 대부분 가까운 사람 아닌가?
나이가 50대인 사장님 한 분과 저녁에 술자리를 하게 되었다. 만나기 전에 저녁 등산을 하시고 오시는 길이란다. 키우는 개의 나이가 15살이나 되어 많이 늙었다. 개가 비만해져서 운동 시킬 목적으로 저녁마다 7킬로미터씩 같이 등산을 하신단다. 사업하시는 일로 스트레스가 참 많으셨다. 현재도 그러하고. 그동안 힘들게 했던 많은 일들을 회상하며 이야기하시는데 모두 가까운 사람들이 괴롭혔다.
'그렇게 믿었었는데….'
개가 죽으면 무덤을 만들지 않고 화장할 예정이란다. 뼈 가루를 집에 보관하다가 자기가 죽으면 같이 묻어달라고. 자기에게는 변치 않은 가까운 사람 같은 개이기에.
오늘부터라도 가까운 사람에게 잘해주자.
요셉 성형외과 원장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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