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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정 기자의 음식탐방]차·건강음식체험관 '연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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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즐겁기보다 몸에 좋아야죠"

엄밀히 말하면, 식당이 아니다. 2005년 문을 연 '연빈재'는 '차'건강음식 체험관'이란 이름을 붙여두었다. 이화순 유빈문화원장(계명대 차와 명상 전담교수)과 차 문화 명상을 10~15년 이상 공부한 사범 선생님 임지희, 정선영, 김소현씨가 건강하고 정성이 들어간 전통음식을 선보이기 위해 만든 공간이기 때문이다.

연빈재는 음식에 있어 건강한 재료는 물론이고 정성을 으뜸으로 친다. 한국음식의 핵심을 정성으로 봤기 때문이다.

연빈재의 모든 음식에는 녹차가 들어간다. 심지어 된장, 간장, 소금도 녹차를 넣어 만들었다. 녹차 씨앗에서 짠 녹차 기름, 가루녹차를 섞은 녹차소금을 이용하고 고기 대신 콩과 밀로 만든 콩고기를 사용한다. 멸치 다시물 대신 뿌리채소 30여 가지를 달여 만든 맛국물을 모든 음식에 사용해 감칠맛을 낸다. 정성 없이는 만들 수 없는 것들이다.

이곳에는 식사 전 전식으로 녹차를 넣어 만든 빵과 영양고추장소스가 나온다. 특이하게도 잼 대용으로 녹차고추장볶음에다 각종 효소를 넣은 소스를 활용한 것. 고추장의 달콤하고 새콤한 맛이 의외로 빵과 잘 어울린다. 외국인들도 특이하다며 좋아하는 맛이다.

후식도 돋보인다. 잎녹차, 발효녹차, 약초차, 국화차, 쑥차 등 다양한 차와 함께 궁중다식 5가지를 맛볼 수 있다. 궁중다식은 약과, 궁중떡, 백년초'녹차'검정깨 다식 등이 나온다. 2년 전 발효시킨 산사과정과는 향긋한 사과냄새를 그대로 품고 있고 녹차가래떡에는 녹차향이 난다. 이처럼 원재료의 맛과 향이 충분히 살아 있다.

고기나 생선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곳의 반찬은 독특하다. 이슬차로 담근 물김치, 당근 장아찌 등 색다른 음식이 많다. 건강한 재료에 정성을 가미해 만든 반찬들이다.

연빈재에는 식당 상차림이 모두 1인용으로 따로 나온다. 그래서 손님들은 자신만의 영역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연빈재는 '입에 즐겁기보다 몸에 좋은 음식'을 추구한다. 음식으로 자연치유가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음식 하나도 감사히 먹는 마음을 중시한다.

"요즘 먹을거리가 넘쳐나잖아요. 그런 가운데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준비한 음식 앞에서 감사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죠." 이 원장의 말이다. 손님들은 주인장들의 이런 마음을 고맙게 여기고 '선생님'이라 깍듯이 예우한다.

자연산 송이 연밥은 최소 5시간 전에 예약해야 맛볼 수 있다. 연잎차 우린 물에 쌀을 불리고 각종 곡물씨앗과 뿌리들을 손질, 불리고 찌는 데에 최소 걸리는 시간 때문이다.

모든 식사에는 전식과 후식이 포함된다.

콩고기 녹차비빔밥'콩고기 녹차찹쌀수제비'콩고기 녹차영양국수 9천원, 자연산 송이 연밥 영양식 2만원, 자연산 송이 영양죽 1만2천원. 미리 예약하면 궁중음식도 체험할 수 있다. 본리 네거리에서 직진해서 200m 지점, 횡단보도 지나서 오른쪽 골목으로 우회전해 약 20m 지점. 2층은 유빈차명상 예절교육원, 3층은 유빈심리행복 명상 교육원이다. 053)632-6900.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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