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거리 포장을 바꾸고 건물을 새로 칠한다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건 아닙니다. 대구 악기상의 90%가 몰려 있는 남구 지역 특성을 살린 행사를 마련하면 좋을 것입니다." "비보이 공연도 이젠 식상한 감이 있습니다. 젊은이들을 종로에 오게 하려면 보다 참신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거리도 더 밝고 생동감 있게 꾸며야 하고요."
5일 대구 대명동 대구대 캠퍼스 본관. 수업도 없는 여섯 개의 강의실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강의실마다 10명 안팎씩 둘러앉은 이들은 대경권 도시대학 프로그램에 참가한 대구와 포항시민들.
입학식이 열린 이날 도시대학은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 정책과 실제 사례에 대한 특강, 팀 구성, 대상지 선정 순으로 진행됐다. 참가 시민은 모두 61명으로, 사는 지역에 따라 ▷대구 중구 종로·진골목의 물리적 시설사업팀과 프로그램 사업팀 ▷남구 문화거리 만들기팀과 앞산 재탄생팀 ▷수성구 범어동 복개천팀 ▷포항 흥해읍 벌샘이마을팀 등 6개팀으로 나눠졌다.
시민들은 세부적인 대상지를 고르고 적절한 주제와 프로그램 등을 선정하는 시간이 되자 의견들을 쏟아냈다. 주부에서부터 공무원, 상인, 학생 등 다양하다 보니 각기 다른 목소리들이 어우러져 향후 결과물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법령이나 제도, 정책 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다소 공허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번득이는 아이디어도 적잖았다.
"희망교에서 영남대병원 옆을 지나 두류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은 보행환경만 개선하면 참 좋은 걷기 코스가 될 겁니다." "범어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고 거리 숲을 만드는 데 인근 주민들을 직접 참여시키면 어떨까요." "단순한 관광 안내로는 안 됩니다. 스토리텔링을 가미해야 외지인들이 흥미를 갖습니다."
이들은 앞으로 8주 동안 매주 토요일 현장답사, 우수 사례 견학, 기본계획 수립, 상세 설계 등의 과정을 익히며 도시만들기 사업의 주체로 나서는 길을 배우게 된다.
총괄지도를 맡고 있는 대구대 도시·지역계획학과 홍경구 교수는 "도시대학은 단순한 교양강좌가 아니라 도시만들기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높이고, 시민 리더를 양성하는 한편 실제 사업안을 만들어 예산을 확보하는 일까지 진행한다"며 "다른 지역보다 참가 인원이 2배나 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워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