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복원된 안동호 육봉은어(본지 17일자 5면 보도) 산란지가 마구 훼손되고 있다.
민물고기 전문 남획꾼들이 투망과 그물 등 불법 어구를 동원, 산란기 은어를 닥치는대로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호 상류, 도산면 토계리 주민들은 19일 "외지에서 몰려 온 남획꾼들이 은어 산란지인 토계리는 물론 의촌·단천·원천·가송리에 이르는 낙동강 소와 여울 곳곳에 3중 자망을 쳐두고 밤낮으로 은어를 잡아가면서 육봉은어 씨를 말리고 있다"며 단속을 촉구했다.
19, 20일 의촌리 마을 앞 여울과 왕모산성 아래 소에서는 각각 높이 1.5m, 길이 100여m의 자망이 낮에도 강을 가로질러 막고 있었으며, 봉화 명호천과 청량산 입구, 도산 가송리 등 강 상류에서도 투망을 던지는 불법 남획꾼들 모습이 목격됐다.
남획꾼들은 산란을 위해 얕은 여울살에 몰려있는 은어떼를 노려 그물(3중 자망)을 쳤으며 수십여마리의 은어가 갇혀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남획꾼들이 잡은 은어를 손질한 후 버린 은어알과 내장 등도 곳곳에서 보였다.
이모(38·도산면 의촌리)씨는 "20일 아침에도 5kg들이 비닐봉지 20개에다 은어를 가득 채워 매운탕집에 팔러 가는 남획꾼을 봤다"며 "모처럼 복원된 육봉은어 산란지가 망가지고 있는데도 관련 기관에서는 손을 놓고 있다"고 했다.
트럭과 그물을 동원한 전문 남획꾼은 하룻밤 60~100kg가량을 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물고기 전문가와 환경단체들은 "산란지 여울과 소에 밤낮으로 그물을 쳐 두면 은어가 제때 산란하지 못한다"며 "육봉은어 산란지 보호를 위해 쳐놓은 그물을 걷어내고 불법포획 행위를 단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은어 산란은 바다와 맞닿은 강 하구에서 이뤄지지만, 안동호 은어의 경우 호수 상류와 맞닿은 강 어귀 자갈이 깔린 여울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부화에 성공한 치어는 안동호에서 월동하면서 체장 5∼6cm 정도 자라난 뒤 이듬해 봄 낙동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동·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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