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의 추석 연휴 때 내리 밤을 새야 할 사람들이 있다. 연휴가 끝난 직후인 5일 열리는 국정감사 준비로 '고향길을 포기한' 보좌진들이다.
지식경제위 소속 의원의 한 보좌진은 3주째 주말 근무다. 대전에 아내와 딸이 있지만 보지 못하고 있다. 한 달간 새벽 1, 2시에 퇴근했단다. 추석인 3일 오전 잠시 가족들에게 얼굴만 비추고 상경할 계획이다. 그는 "그나마 잠깐이라도 가족들을 만날 수 있어 다행인데 그렇지 못한 선·후배들도 많다"고 했다.
'귀향길 포기족'들도 많다. "KTX 티켓을 구하지 못해서"라는 변명을 하지만 모시는 의원을 '국감 스타'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한 단면이다. 한 의원실은 "일단 최대한 많은 자료를 각 기관 등에 요청해 쌓아놓고 연후 때 모두 분석하기로 했다"며 "차라리 명절 때문에 '좀 봐달라'며 찾아오는 피감기관이 없을 것 같아 다행"이라고 했다. 한 보좌관은 "보통 추석 전후로 국감 일정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국감 일정도 늦게 잡힌데다 연휴 직후라 보좌진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해 있다"고 토로했다.
지역 의원들 중에는 '추석 활동'이 반반씩 나뉜다. 이번에 전통시장이나 불우이웃 방문 등을 통해 지역 민심을 제대로 잡겠다는 '추석 호재'를 노리는 의원들도 있고, "제가 움직이면 함께 움직여야 할 당원들이 많아 이번에는 '방콕'하겠다"는 의원도 있다. 의원들의 뜻에 따라 지역 보좌진들의 추석 풍경도 바뀌는 것이다.
추석 연휴를 마음껏 누리는 곳도 있다. 이명박 2기 체제에 편입된 최경환, 주호영 의원실은 그야말로 '평화로운 한가위'를 보낼 수 있게 됐다. 인사청문회 준비로 잠시 바빴지만 주말까지 반납해야 하는 '국감 희생'은 던 셈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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