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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자 읽기]살아있는 시체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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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 마사야 지음/김선영 옮김/시공사 펴냄

미국 북동부의 시골 마을 툼스빌(묘지 마을). 발리콘 가문이 운영하는 장례회사 '스마일리 공동묘지'에서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난다. 때마침 아버지 몫의 유산을 받기 위해 툼스빌로 돌아온 펑크족 청년 그린 발리콘은 할아버지의 초콜릿을 먹고 사망하지만 곧 소생한다. 그린은 자신의 몸을 방부 처리하여 죽음을 숨긴 채 친척들의 뒤를 캐어 진실을 파헤치려 한다. 이 와중에 발리콘 가 사람들이 연이어 살해되는데….

일본인 소설가는 미국을 무대로 그간의 추리소설에 등장하지 않았던 '좀비 탐정' 그린을 등장시켜 악몽같은 가상세계의 미스터리를 풀어 나간다. 모든 등장인물이 모인 다과회에서 일어난 독살, 수수께끼의 살인 예고장, 밀실, 사라진 시체 등 추리소설에 응용됐던 가능한 소재를 모두 동원하면서 그러한 방식자체를 뒤틀어 버린다. 이는 동서고금의 고전 추리소설에 대한 현학적 오마주이기도 하다. 주인공 탐정 그린이 다소 음울한 성격인데 비해 낙천적이고 독특한 매력의 여성 체셔가 함께하면서 소설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작가의 데뷔작인 이 소설은 실험적이며 참신한 트릭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일본의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가 선정한 과거 10년간 최고의 추리소설 1위에 뽑혔다. 672쪽, 1만4천원.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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