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착한 소비, 아름다운 나눔…'선한 구매'물결 대구 확산

계명대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은 학교 내 '마사커피'를 단골로 찾아 커피를 마신다. 이곳은 사회복지학과 개척봉사단이 신당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진행 중인 '5원의 기적 캠페인'에 참여하는 매장이다. 이곳에서 팔리는 전 메뉴에서 개당 5원씩은 복지관의 '꿈땅겨자씨운동' 기금 적립에 쓰인다. 이 운동은 저소득가정 청소년들에게 고른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복지관 지역복지팀 권한희 팀장은 "내게 필요한 물건도 소비하면서 일정 금액을 지역 사회에 나눔으로 전달하는 '착한 구매 캠페인'"이라며 "적립금 외에도 추가로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착한 소비'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공정 소비' 또는 '지속가능한 소비' 등으로 불리는 착한 소비는 판매 금액 일부가 기부되는 이른바 '착한 상품'을 소비하는 행위를 말한다. 제3세계 노동자들과 직접 거래를 통해 적정한 이윤을 보장해주는 '공정 무역' 운동도 같은 갈래다.

마사 커피처럼 '기부형 소비'의 대표적 사례로는 '아름다운가게'가 꼽힌다. 기증받은 물품을 싸게 팔아 벌어들이는 수익금을 이웃돕기에 쓰고 있다. 아름다운가게 대구수성점은 "기증 및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단골 손님의 경우 (물건도 싸게 사고 남도 도울 수 있는) 이런 가게가 대구 전역에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라고 전했다.

국제구호단체인 굿네이버스가 벌이는 착한 소비(굿바이·Good Buy) 운동은 지난해 5월 이후 7개월 동안 35개 기업이 참여한 가운데 2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모았다. 소비자로선 자신이 필요한 상품을 사면서 기부도 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선 매출도 오르고 회사 이미지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마사커피 곽길영 대표는 "돈 들여서 광고도 하는데 적은 금액이나마 선한 일에 동참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앞으로 참여지점과 금액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제3세계 국가 노동자들의 저임금 구조를 타파하기 위한 '공정 무역 운동'도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윤리적 소비라고도 일컬어지는 이 운동은 선진국에서 소비되는 커피의 원료 생산국가 노동자들이 노동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임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가 간에 일어나는 경제적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시작됐다.

지역에서는 대구YMCA의 '피스 커피'(Peace Coffee) 사업이 대표적이다. 생두·원두 판매와 출장서비스에서 한걸음 나아가 올 상반기 중 카페 개점(대구 삼덕동 평화나눔센터)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 아름다운가게(아름다운 커피)와 녹색살림소비자생협을 비롯한 각 생활협동조합에서도 공정무역을 통해 수입한 원두커피나 설탕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구녹색소비자연대의 녹색소비센터나 대구YMCA 평화나눔센터에서는 네팔이나 티베트, 태국 등지의 수공예품을 판매 중이다. 녹소연 안재홍 사무국장은 "관광객들이 소비하는 이득을 현지인들에게 돌려주며 인권·생명을 존중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공정 여행', 지역의 유기농산물 소비로 토양 오염 방지 및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로컬 푸드 소비' 등 착한 소비의 형태는 다양하다"고 말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