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초부터 국내 휴대폰 업계에는 스마트폰 전쟁이 치열하다. 지난해 말 애플의 아이폰이 불을 지핀 '스마트폰 빅뱅'은 이후 삼성전자의 옴니아 시리즈에 이어 올 초에는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이 가세하면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드로이드폰, 아이폰 벽 넘나?
아이폰에 이어 가장 개방적이고 다양성을 보장하는 모바일 운영체제(OS)로 평가받고 있는 안드로이드폰의 국내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구글은 '아이폰' 대항마로 직접 만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넥서스 원'을 5일 공개했다. '넥서스 원'은 대만의 HTC와 협력해 만든 3.7인치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검색계의 왕자' 구글이 최초로 직접 개발해 판매하는 하드웨어라는 점이 매력 포인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이 '넥서스 원'을 출시하면서 세계 휴대폰 시장에 두 가지 충격을 안겼다고 평했다. 하나는 미국 인터넷 검색엔진 시장의 65% 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구글이 직접 만든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았다는 것. 두 번째는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휴대폰을 직접 판매하는 온라인 스토어를 열어 통신사업자들을 경쟁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이다.
'넥서스 원'은 구글이 개발하는 스마트폰용 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했다. 두께 11.5㎜, 무게 130g에 5메가 픽셀의 카메라를 갖춰 성능면에서 아이폰을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7인치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백라이트에 의해 빛을 발하는 LCD와는 달리 자체에서 빛을 발하는 디스플레이) 터치스크린도 아이폰보다 더 넓고 선명하다는 평이다.
WSJ는 '넥서스 원'이 아이폰에 비해 화면은 더 크고, 더 얇고, 가볍다는 점 등을 매력 포인트로 꼽았다. 이 때문에 매일 들고다니는 손 안의 컴퓨터로 이용하기에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고, 다섯 개의 작은 창을 통해 다른 작업을 볼 수 있어 이용 속도가 빠른 것도 '넥서스 원'의 강점. 1㎓의 중앙처리장치를 이용해 데이터 처리속도가 월등하다.
구입비용은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직접 구입하면 529달러(약 60만원), 미국 T-모바일을 통해 2년 이상 사용 계약 약정을 맺을 경우 179달러(약 2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국내 이통사도 안드로이드폰 가세
휴대폰 시장의 '새 바람'인 안드로이드폰에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속속 가세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내달 모토로라의 안드로이드 탑재 단말기인 'XT720' 모델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12종 이상의 안드로이드폰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또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개발자를 위한 T스토어 애플리케이션 공모전'도 이날부터 시작했다.
이번 공모전은 개발에 관심 있는 대학생이나 개인개발자, 개발업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2.0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이나 게임을 제출하면 된다. SK텔레콤은 최우수상으로 뽑힌 출품작에는 4천96만원, 금상 2팀에 각 1천24만원, 은상 5팀에 각 256만원, 동상 20개 팀에 각 128만원 등 총 1억원의 상금을 수여할 계획이다. 참여를 원하는 개발자들은 T스토어 공모전 센터에서 4월 16일까지 접수할 수 있으며, 당선작은 5월 3일 발표된다.
SK텔레콤은 또 국내 안드로이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1월 말과 3월 중순 두 차례에 걸쳐 'SK텔레콤 안드로이드 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 개발자 및 관련 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안드로이드 개발 노하우 및 활성화 추진 전략,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
아이폰과 3W(WCDMA, WiFi, Wibro)가 가능한 쇼옴니아를 선보인 KT도 올해 출시 예정인 20여 종의 스마트폰 라인업에서 6종가량을 안드로이드폰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체제가 새로운 스마트폰을 등장시키는 동시에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 춘추전국시대
같은 스마트폰이지만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은 성능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PC의 OS와 같이 하드웨어를 제어하는 브레인 역할을 하는 모바일 플랫폼 기반이 다르기 때문. 플랫폼이란 휴대폰과 같은 이동단말기에서 고객이 애플리케이션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실행 환경을 말한다.
모바일 플랫폼의 종류는 다양하다. 현재 상용화된 플랫폼만 해도 애플의 OS X,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모바일, 노키아의 심비안, 림(RIM)의 블랙베리, 삼성의 바다 등 복잡할 정도다.
플랫폼은 모바일 경쟁력의 핵심이다. 어떤 플랫폼을 쓰느냐는 단순한 기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콘텐츠→서비스→단말기 등으로 이어지는 모바일 생태계의 성공적 조성 여부의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KT 한 관계자는 "앞으로 어떤 모바일 플랫폼을 쓰느냐는 고객이 어떤 콘텐츠와 서비스를 이용하느냐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스마트폰=컴퓨터처럼 운영체제(OS)가 탑재된 휴대폰. 인터넷 정보검색이 가능한 차세대 휴대전화다. 컴퓨터처럼 응용프로그램을 다운받아 활용할 수 있고, 이동 중 인터넷, 이메일 송·수신, 팩스 전송 등이 가능하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