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남극시대를 열다] (2)미리보는 아라온호 항해 일지

12일 뉴질랜드 출발 "남극이 바로 앞이다"

아라온호가 인천항을 출발한 지 22일 만인 8일 오전 6시 뉴질랜드의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 접안부두에서 남극 항해 임무를 앞두고 4일간의 준비일정에 돌입했다.
아라온호가 인천항을 출발한 지 22일 만인 8일 오전 6시 뉴질랜드의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 접안부두에서 남극 항해 임무를 앞두고 4일간의 준비일정에 돌입했다.

아라온호는 12일(이하 현지시간) 남극으로 가는 4대 관문의 하나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를 출항한다. 2월 19일 다시 크라이스트처치에 귀항하기까지 '쇄빙능력시험 및 남극 제2기지 정밀조사'를 위한 40여일간의 대장정에 본격 돌입하는 것이다. 모항(母港)인 인천항을 기점으로 볼 때 '인천항→크라이스트처치→케이프 벅스(Cape Burks)→테라노바 베이(Terra Nova Bay)→크라이스트처치→인천항'으로 연결되는 왕복 항해거리가 약 3만3천㎞에 달하는 길고도 만만찮은 여정이다.

아라온호는 크라이스트처치에 정박하는 8일부터 11일까지 4일 동안 현지에서 임차헬기 2대도 선적한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8일 전후로 항공편으로 현지에 온 정밀조사단, 취재기자단, 한진중공업 관계자 등이 합세하게 된다. 러시아 측 전문가 5명도 이곳에서 아라온호에 전격 합류한다는 게 극지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한국해양연구원 부설 극지연구소 남상헌 극지연구실장은 "러시아 전문가 5명 중 4명은 쇄빙시험 전문가이고, 나머지 1명은 결빙해역 운항시 안전운항을 지휘하는 아이스 파일럿(Ice Pilot)"이라며 "아이스 파일럿은 지난해 10월 부산을 방문해 국내 항해사·기사들을 대상으로 실내교육을 시킨 바로 그 주인공"이라고 귀띔했다.

아라온호는 12일 크라이스트처치를 출발하면 5일간 '동경 172도 38분'을 따라 정남향으로 약 2천㎞를 항해, 16일 '남위 60도' 해역에 도착한다. 이날 '남위 62~63도, 동경 172도 38분' 부근 해역에서는 러시아 쇄빙선 아카데믹 페도로프(Academic Fedorov)호와의 역사적인 조우가 이뤄진다.

아라온호는 17일부터 24일까지 약 2천500㎞를 러시아 쇄빙선과 나란히 동행 항해하며 쇄빙과 관련한 러시아 측의 도움을 받게 된다. 우리의 쇄빙 경험이 전무한 탓이다. 러시아 측에서 얼음정보를 분석·제공하는 아이스 내비게이터(Ice Navigator) 1명이 아라온호에 배치된다는 게 남상헌 실장의 설명이다.

아라온호의 첫 목표지는 서남극 해안에 인접한 케이프 벅스. '남위 74도 45분 16초, 서경 136도 48분 58초'에 위치한 지점이다. 남극 세종기지에 이어 남극 제2기지 후보지로 가장 유력시되는 곳이다.

25일 케이프 벅스에 도착하자마자 2월 3일까지 약 10일간 후보지로서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는 조사단의 정밀조사와 함께 아라온호가 쇄빙선으로서 결함이 없는지를 알아보는 본격적인 쇄빙능력시험이 이뤄진다. 쇄빙능력시험에선 1m 두께의 다년생 얼음을 3노트(시속 약 5.5㎞) 속력으로 연속적으로 쇄빙할 수 있는지가 핵심 관건이다.

2월 4일 케이프 벅스를 출발한 아라온호는 4일간 이동항해를 거쳐 2월 7일 남극 제2기지 제1대안지인 테라노바 베이에 도착하게 된다. '남위 74도 37분 57초, 동경 164도 13분 41초'에 위치한 지역으로, 이곳에서도 역시 2월 8~11일 정밀조사가 진행된다.

이어 2월 12부터 약 1천400㎞를 이동항해하면 2월 15일 '남위 60도' 해역에 도착하고 이어 2월 18일까지 약 1천800㎞를 계속 이동하게 된다. 특히 2월 12~18일 7일간 러시아 얼음전문가가 직접 참여하는 본격적인 쇄빙항해 훈련이 진행된다. 쇄빙항해 시험에서는 직접 얼음을 채취해 두께와 강도, 빙질 등에 대한 현장시험도 실시한다.

아라온호가 2월 19일 첫 경유지인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귀항하면 1항차 임무는 종결된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송현수기자 songh@busan.com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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