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서 세종시에 투자하겠다는 기업들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세종시 입주가 굳어진 것을 비롯 한화' 웅진 등이 공장을 짓거나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하는 식으로 세종시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SK'효성도 세종시 입주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세종시에 들어가려는 이유는 두 가지다. 3.3㎡당 땅값이 36만~40만 원에 불과해 땅만 사놓아도 막대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등 전국 광역자치단체의 주요 산업단지 조성원가가 3.3㎡당 150만~200만 원인 것을 감안하면 땅을 거저 주는 것에 다름없다. 세제 혜택까지 준다고 하니 대기업으로서는 세종시 입주를 주저할 까닭이 없다. 정부가 제시한 기업 입주 조건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대기업들의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가 직접 기업 입주를 독려하는 것도 정부 눈치를 봐야하는 대기업들로 하여금 세종시행(行)을 결심하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되는 실정이다.
정부가 세종시 입주 기업에 파격적 혜택을 주고 그에 따라 대기업들의 세종시 입주가 러시를 이루는 것은 문제가 많다. 다른 지방과 비교해서 형평에 맞지 않을뿐더러 경제에 정치 논리가 개입돼 그 부작용이 만만찮을 것이기 때문이다. 수도권이어서 이미 여러 혜택을 보고 있는 경기도까지 세종시에 비하면 (경기도에 대한 배려가) 100분의 1도 안 된다며 흥분하고 나섰겠는가.
대구경북으로서는 세종시 입주를 결정했거나 저울질하는 삼성, SK 등이 오래전부터 지역 유치를 위해 공들여온 대기업들이어서 더 아프게 됐다. 대구시는 작년 7월부터 삼성과 LED 및 바이오 분야 신사업과 관련해 마라톤 협상을 벌여왔으며, SK와도 1년 동안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 이들 대기업 유치를 위해 대구시 등이 분골쇄신했지만 세종시 수정으로 물거품이 될 지경에 이른 것이다.
다른 지역의 미래를 산산조각내는 식으로 세종시 수정이 이뤄진다면 이를 찬성할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세종시에 대기업을 집어넣기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 독려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대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땅을 헐값에 주는 것과 같은 국민 혈세 낭비도 잘못된 일이다. "홀대를 해도 유분수지. 다 가져가라. 그렇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 한번 봐라. 나중에 표로 보여주겠다"는 김문수 경기지사의 말에 지방민 대부분이 공감한다는 사실을 이 정부는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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