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는 송년회나 새해를 맞이하는 신년회에 참석해 보면 당시의 상황을 반영하는 소망을 듣게 된다. 몇 년 전에는 한 광고의 '부자 되세요'가 유행하여 만나는 사람마다 서로 부자 되라고 외쳐 실제로 그해 아들을 낳아 부자(父子)가 된 경우도 있었지만 진짜 부자(富者)가 되는 것이 쉽지 않은지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나도 매년 새해 소망을 적어보는데 아직도 생각나는 하나는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무렵에 적은 새해 소망이다. 당시의 소망은 '일주일 중에 4일은 먹고살기 위하여 일하고, 하루는 가족을 위하여 살고, 하루는 자신을 위하여 살고, 하루는 남을 위하여 산다'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별로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고 잘 지켜지리라 여겼는데 15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잘 실천 못하고 있는 상태여서 소망이 허망이 될까 걱정스럽다.
여러 새해 소망 중에서 매년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은 '올 한 해도 건강하게 보내자'는 소망일 것이다.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내는 것만큼 좋은 일도 없지만 정작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보낼지에 대한 의견이나 생각은 분분한 것 같다.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최근 뉴스에 나온 캐나다 몬트리올대의 연구가 눈길을 끈다. 연구팀이 '조건 없는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뇌를 MRI로 촬영하여 활성화된 부위를 관찰하였는데 도파민과 엔도르핀의 분출을 유도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돼 있었다고 한다. 도파민은 기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 엔도르핀은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연구팀은 봉사하고 남에게 베풀면 받는 사람도 도움이 되지만 본인의 건강에도 좋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봉사하고 나눠주는 마음은 심장병의 위험을 낮추고 사망률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다른 연구결과를 보면 자원봉사를 하며 남에게 베푸는 사람은 스트레스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해는 호랑이의 해다. 60년 만에 돌아온 백호랑이해라 어느 때보다 희망찬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민화나 이야기 속에 나오는 호랑이는 무섭고 위협적인 동물이 아니라 인간과 친근하고 은혜를 갚고 베푸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새해 소망으로 건강을 기원했다면 올 한 해 봉사하고 남에게 베풀어 건강한 호르몬이 넘치게 하는 것은 어떨까. 나도 경인년 새해 호랑이처럼 용감하고 건강하게 살기 위하여 '한 달에 하루라도 진심으로 남을 위하여 산다'라는 새해 소망을 다시 적어 본다.
장성용 민들레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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