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중교통전용지구 정착을 위한 과제…<상>대구도심 교통량 분산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개통으로 동아쇼핑~염매시장 도로가 심각한 교통체증 현상을 빚고 있다. 8일 오후 달구벌대로에 진입하려는 퇴근길 차량들과 시장 입구로 들어오려는 차량들이 서로 뒤엉켜 혼잡한 모습이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개통으로 동아쇼핑~염매시장 도로가 심각한 교통체증 현상을 빚고 있다. 8일 오후 달구벌대로에 진입하려는 퇴근길 차량들과 시장 입구로 들어오려는 차량들이 서로 뒤엉켜 혼잡한 모습이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대구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정착의 대전제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다.

그러나 대구시의 매끄럽지 못한 정책 추진 과정 역시 대중교통전용지구 정착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무엇보다 교통량 분산 대책에 소홀해 출퇴근 시간대 차량 지·정체 민원이 폭발하고 있고, 상권 침체를 둘러싼 시와 상인 간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대구시가 대중교통전용지구 정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상)교통량 분산 (하)상권 회복

지난해 12월 1일 개통한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주변 간선도로의 차량 지·정체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특히 대구시가 지난달 실시한 중앙로 주변 간선도로 교통량 조사에서는 오히려 통행 속도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나 신뢰할 수 없는 분석이다. 실제 중앙로 주변 간선도로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차량 지·정체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회도로와 이면도로의 활용을 통해 차량 소통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못 믿을 교통량 분석

대구시가 지난달 18일부터 22일까지 도로교통공단에 의뢰해 대중교통전용지구 주변 간선도로의 차량 속도를 분석한 결과 봉산육거리~계산오거리 구간을 제외한 모든 구간에서 2008년에 비해 속도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인네거리~태평네거리(32.9㎞/h) ▷서성네거리~공평네거리(29.9㎞/h) ▷계산오거리~봉산육거리(27㎞/h) 구간은 최고 10㎞/h 이상 속도가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대구시 조사 결과를 실제 상황과 연결짓기 어렵다. 조사 결과상 통행 속도는 오전시간(오전 7~10시), 낮시간(낮 12시~오후 3시), 오후시간(오후 5~9시) 세 차례에 걸쳐 측정한 속도에 대해 단순 평균값을 계산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차량 지·정체 때 느끼는 운전자 체감 속도와 판이할 수밖에 없다.

실제 이번 조사의 오후시간대 통행 속도는 중앙네거리 등 9곳 모두 시속 15㎞ 안팎에 불과했다. 주요 지점의 오후시간대 차량 속도는 ▷서성네거리~공평네거리(10.6㎞/h) ▷계산오거리~태평네거리(14.4㎞/h) ▷태평네거리~계산오거리(17㎞/h) ▷교동네거리~봉산육거리(15.9㎞/h) 등이었다. 차량 통행이 비교적 적은 방학 기간 중에 측정한 것임에도 속도가 낮게 나왔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대구시가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자료가 2008년 평균 속도였기 때문에 대중교통전용지구 개통 이후 출퇴근 시간대 통행 속도에 대한 비교 분석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교통량 분산 대책은 없나

대구시 교통량 조사 결과와 달리 실제 시민들이 느끼는 출퇴근시간대 지·정체 체감 지수는 심각하다. 주말 국채보상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소통이 힘겹고, 주요 간선 도로 유턴 구간 경우 꼬리물기 차량들 때문에 유턴조차 할 수 없을 지경이다. 시민들은 "대중교통전용지구를 위해 주변 도로가 희생하는 꼴"이라고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초·중·고교생의 개학과 맞물리면 차량 속도는 더 낮아질 수밖에 없고, 달구벌대로 내 현대백화점까지 입점하면 심각한 정체 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중교통전용지구라는 이름처럼 시민 모두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심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이 같은 문제가 늘 되풀이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종로, 약전골목 등 중앙로 주변 이면도로의 원활한 활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갑수 영남대 교수는 "유니온 호텔 맞은 편 길에서 약전골목까지 일방통행로 등 주요 이면도로 통행 양상을 철저하게 분석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일방통행로 대부분이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이면도로나 골목길 통행체계 개편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 중"이라며 "대중교통전용지구 정착을 위한 교통량 분산 대책에 대해 앞으로도 계속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