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세적 드라이브의 전환일까,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연속일까.'
사흘간의 설 연휴 동안 이명박 대통령이 구상한 집권 중반기 정국 운영의 그림이 어떤 모습일지 관심이 높다. 세종시를 둘러싼 여야간, 여당 내 계파간 갈등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난마처럼 얽힌 과제 또한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연휴 기간 별다른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한 데 이어 16일에도 공식 일정을 비워놨다. 설에는 가족, 친지들과 함께 관저에 머물면서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는 등 조용하게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외부 일정은 없었더라도 이 대통령의 연휴는 말 글대로의 '휴식'은 아니었을 것이다. 세종시는 물론 대북 관계, 유럽발(發) 금융위기, 6·2 지방선거와 이에 따른 청와대·내각 개편, 11월 서울 G20 정상회담 등 고민거리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종시와 관련해선 직접 방문 또는 특별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 대통령이 직접 여론전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6월 지방선거와 맞물려 세종시가 아예 장기표류 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방향 전환은 이달 13일 설 특별연설에서도 감지됐다. 그동안 세종시에 대한 발언을 아꼈던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세종시는 정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어떤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인지, 어떤 길이 국가 미래를 위한 진정한 애국의 길인지 다같이 차분하게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포항의 포항제철, 울산의 현대자동차를 예로 들며 "이들 도시와 마찬가지로 세종시 발전안은 지식 기능을 중심으로 지역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며 그 성과는 전국으로 퍼져 나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한나라당 신임당직자 조찬 간담회에서도 "개인 생각이 달라도 당에서 정하면 따라 가야 민주주의"라며 "마음이 안맞아도 토론을 해서 결론이 나면 따라가야 한다"고 했다. 세종시 수정 의지를 재확인하는 언급이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 취임 2주년을 맞아 특별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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