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5일 대구경북을 찾았다. 이 대통령의 고향 방문은 취임 후 이번이 네 번째다. 고향에서는 이 대통령을 늘 환영했다. 세종시 수정안이라는 파고를 맞았지만 지역민들의 이 대통령 지지도는 여전히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최근 본지가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지역민 10명 중 6, 7명은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마음도 적잖다. 진정한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영호남의 개발에 힘을 보태줘야 한다는 여론이다. 그 중심에는 대구 연구개발(R&D)특구 지정이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지식경제기반을 대구·광주·대전의 내륙 삼각벨트로 확장해야만 국토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도권 R&D 집중 심각
대구시가 4일 밝힌 '정부의 최근 3년간(2006~2008년) 지역별 R&D 투자현황'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총 5천927억원으로 전국의 2.7%에 그쳤다. 반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 이 기간 쏟아부은 R&D 투자비는 총 9조2천824억원으로 전체의 42.7%를 차지했다.
여기에 최근 세종시 수정안 여파로 기업들의 눈에 수도권으로 비치고 있는 대전·충청을 합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대전(3년간 5조3천52억원)·충북(4천208억원)·충남(7천196억원)을 합하면 충청 이북 지역에 정부가 최근 3년간 쏟아부은 R&D 투자비가 전체의 72.2%(15조7천280억원)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정부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마다 R&D 투자비를 증액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R&D 비용은 수도권과 충청권으로의 쏠림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 들어 구미의 삼성과 LG의 R&D 기능이 대거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등 지역의 R&D 사정이 더욱 힘들어지고 있는 만큼 광주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대구 R&D 특구 지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인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원장은 "대구경북에는 예전부터 국가의 첨단산업을 이끌 수 있는 대학과 연구소 등 R&D 인프라가 많이 있는데, 최근 그 기능이 많이 시들해져 지역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따라서 영남권 R&D 허브 구축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구 R&D 특구 지정은 물론 한국뇌연구원 대구 유치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R&D 특구 지정 절실
전문가들은 대구·광주가 '영호남 현안 어깨동무'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R&D 특구의 동시 지정을 통해 수도권에 집중된 R&D 기능을 내륙으로 확장하는 것이 균형발전은 물론 우리나라 전체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정부가 최근 세종시를 중심으로 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구축 등 수도권과 충청권에 R&D 투자비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를 반쪽으로 나눌 수 있다"며 "수도권과 충청권의 R&D 투자와 병행해 지역 연계발전을 위한 산업 친화적이고 응용과학 중심의 영남권에도 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홍 원장은 "대구 R&D 특구 지정과 조기 조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대구 R&D 특구는 대구테크노폴리스를 중심으로 DGIST, 달성1차산단, 성서1~5차산단, 계명대 성서캠퍼스, 경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 등이 포함된 총 7천680만㎡(약 2천323만평) 규모로, 대구 전체 면적(8억8천400만㎡)의 8.7% 정도를 차지한다.
시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동안 ▷융복합 연구역량 강화 ▷산학 융합캠퍼스 활성화 ▷글로벌 연구개발기업 육성 ▷특구 지원본부 설립 등 4개 분야, 7개 사업이 골자인 '대구 R&D특구 육성 사업 계획안'을 3일 정부에 신청했다. 5년간 총 사업비 5천24억원(국비 4천173억원·지방비 528억원·민자 323억원)이다.
최운백 대구시 과학산업과장은 "R&D특구 지정은 안정적인 R&D 자금 확보 및 각종 비즈니스 지원 확대가 가능해져 최근 대구에 조성 중인 테크노폴리스, 국가산단, 성서5차산단 등지에 우수 대기업 유치를 용이하게 하는 동시에 기존 연구기관과 업체들의 R&D 능력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시에 따르면 광주도 대구와 손을 잡고 공동으로 R&D특구를 신청한 상태여서, 대덕(대전)~대구~광주를 잇는 삼각 내륙첨단과학벨트가 구축될 경우 현재 국가 연구개발비가 집중되고 있는 수도권과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 황우익 부단장은 "R&D특구 지정을 통해 지역의 연구개발 역량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고, 특히 국내외 첨단기업과 우수 연구인력 유치가 쉬워져 대구가 연구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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