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현지법인화, 구체적 논거 마련 노력을

이랜드그룹이 인수한 동아백화점을 포함, 화성산업의 유통 부문을 묶어 현지법인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고 고용, 협력업체, 지역경제 기여 문제 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려면 현지법인화가 제일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현지법인화로 지역이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은 많다. 가장 큰 것이 지역 밀착형 경영 전략 수립으로 지역경제에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에 본사를 두면 경영 전략의 수립'집행에서 재량권 확보가 가능해진다. 따라서 인사와 예산, 협력업체 선정 등에서 지역을 더 고려하게 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지역기업'에 대한 지역민들의 애착과 성원을 받을 수 있어 해당 기업으로서도 이익이다. 그러나 현지법인화해도 경영자가 '지역 마인드'를 갖지 않고 본사 눈치만 본다면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현지법인화는 별도 법인 설립이란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기업으로 뿌리내리겠다는 의지의 문제다. 이런 의지가 없다면 현지법인은 또 하나의 지역자금 역외 유출 창구가 될 뿐이다.

현지법인화가 필요한데도 그 필요성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대구시와 대구 경제계의 안이한 자세는 아쉽다. 현재 현지법인화해야 한다는 주장만 있을 뿐 '왜 필요한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총론적인 얘기만 나오고 있을 뿐이다. 현지법인화로 고용이 얼마나 늘지, 지역 협력업체가 얼마나 도움을 받을지, 지역 유통산업 전반에 걸쳐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가능할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는 해당 기업을 설득할 수도, 현지법인화에 대한 지역민들의 강한 지지도 이끌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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