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리(1809~1852)의 단편 '외투'.
'말단 공무원인 아카키 바슈마치킨에게 외투는 겨울을 나기 위한 생존 수단이었다. 외투가 낡아 더 이상 입을 수 없게 되자, 허리띠를 졸라맸다. 홍차를 마시지 않고 촛불도 켜지 않으면서 정말 어렵게 외투를 장만했다. 어느 날 상사의 파티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강도를 만나 외투를 빼앗겼다. 경찰서장과 고위 관료를 찾아갔지만 욕만 먹고 절망한 채 귀가했다. 아카키는 며칠간 독감을 앓다 죽었다. 밤만 되면 외투를 빼앗는 유령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슬픈 얘기다. 관료 사회의 모순과 부패가 까발려지고 독자들은 강한 분노를 느낀다. 사실주의 작품의 전형이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우리는 모두 '외투'에서 나왔다"고 할 정도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1809년 오늘, 우크라이나 소로친지에서 소지주의 아들로 태어나 부유하게 컸으나 죽을 때는 창작의 고통 속에 미쳐 죽었다. 그의 마지막은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는 기괴하고 희극적인 모습의 인간형과 비슷했다. "신은 무엇에 의해서 인간의 지혜를 심화시키는가. (인간이 숨고 도망치려는) 슬픔에 의해서다."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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