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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연구소마저 뚫리다니¨" 지역농가 구제역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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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자제 전화로 연락…매주 한 차례이상 방역

구제역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대구 동구 부동 정한준씨의 한우 농장에서 정씨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구제역 방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대구 동구 부동 정한준씨의 한우 농장에서 정씨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전 재산이 일순간에 사라질까 초조합니다."

지난달 30일 대구시 동구 부동 정한준(48)씨의 한우 농장. 푸른색 슬레이트 지붕을 이고 있는 축사 세 동이 눈에 들어왔다. 농장 입구로 차를 천천히 몰아가니 한쪽에 설치된 소독액 자동 분사기가 소독액을 뿜어냈다. 5년 전 설치한 장비인데 전국적으로 구제역 확산 가능성이 커진 요즘 정씨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축사 안 풍경은 평온했다. 하지만 주인 정씨는 잠시도 마음을 놓지 못한다. 자칫 전 재산이 구제역 때문에 날아갈 지도 모르기 때문. "20여년 동안 아내와 둘이서 새벽 동트기 전부터 밤늦게까지 축사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소 5마리를 이만큼 불려놨는데…." 정씨는 사람이 모이는 곳에 발걸음을 삼가고 있다. 그는 "구제역 바이러스가 옮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강화군에서 지난달 8일 발생했다 숙지는 듯했던 구제역이 충북 충주시에 이어 충남 청양군의 축산기술연구소에서 다시 발병하자 대구 축산농가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구 사복동에서 돼지 1천950여마리를 기르는 서상진(55)씨는 매일 분무기로 축사에 소독약을 뿌리고 있다. 서씨는 "평소 돼지를 키우는 분들과 안면을 트고 지내는데 요즘엔 외출을 자제한 채 전화로만 서로 연락하고 걱정을 나눈다"며 "돼지를 밑천삼아 자식들 결혼도 곧 시켜야 하는데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서씨와 1㎞ 남짓 떨어진 박병락(53·동구 내곡동)씨의 돼지 농장. 1천300여마리를 사육하는 축사 입구에는 허연 생석회가 뿌려져 있다. 축사를 오갈 때마다 신발을 소독하기 위해서다. 박씨는"요즘 소비자들은 구제역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지만 구제역이 더 퍼지면 행여 육류 소비량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를 일"이라고 걱정했다.

올 1월 포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부터 방역대책본부를 가동해온 대구시와 구·군청은 다시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 정부가 구제역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Red)으로 끌어올림에 따라 축산농가에 매일 전화로 이상 징후가 있는지 확인하고 매주 한 차례 차량 방역에 나서는 등 구제역 확산 방지에 애쓰고 있다.

대구시 농산유통과 관계자는 "축산 농가에는 이동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자체 방역과 위생 관리에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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