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제 근무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초등학교 운동회 풍경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까지 '가을 운동회, 봄 학예회'가 주류였지만 올해부터는 대부분 초등학교가'봄 운동회, 가을 학예회'로 전환했고 운동회 점심을 급식으로 대체해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는 학교가 상당수 있다. 운동회 프로그램도 가족 참여형으로 변하고 있다.
올해 대구시내 초등학교 운동회는 5월 1일부터 7일 사이에 집중돼 있다. 대구시교육청 산하 213개 초등학교 중 183개교가 5월 운동회를 연다. 특히 맞벌이 학부모가 급증하면서 학부모 모두가 동시에 쉬면서 운동회에 참석할 수 있는'근로자의 날'(5월 1일)이 선호도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올해 역시 대구 99개 초교가 이날 운동회를 가졌다.(표 참조) 반면 9월 가을 운동회 학교는 28곳에 그쳤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가을에는 한 해를 총정리하는 학예회가 있기 때문에 운동회까지 가을에 열면 수업에 지장을 주는 데다 어린이날을 전후해 따로 소운동회가 열려 중복 행사를 피하려는 추세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1일 이곡초교(교장 민병철)는 기존 경기종목 중심의 운동회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친환경운동회'(eco-sports day)를 주제로 환경의식을 심어주는 운동회로 치렀다. 학생들은 이날 친환경운동회 만들기 및 녹색생활 실천 서명운동을 하고 쓰레기 되가져 가기, 청군과 백군으로 나눠 폐휴대폰 수거실적 겨루기 등을 했다.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급식으로 점심시간을 대체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대구 용지초교와 운암초교 등 몇몇 학교 경우 올해부터 3학년 이상 고학년을 대상으로 운동회 급식을 실시한다.
3일 운동회를 여는 용지초교 권영세 교장은 "점심시간이 길어져 운동회 일정 자체가 길어지는 폐단을 줄이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급식을 시도한다"며 "학부모들의 부담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5월 봄 운동회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운동회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실제 운동회때마다 관습적으로 진행해 오던 학년별 무용과 매스게임 등은 점차 사라지고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축제성 운동회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모든 학년별 단체 경기에 학부모가 한 종목 이상 참여하게 한 신천초교의 경우 운동회를 화목한 가정 분위기 조성의 계기로 삼았다.
이명주 교장은 "맞벌이 부부가 많아 자칫 자녀들과 접촉이 적을 수도 있다"며 "학부모가 자녀와 함께 땀을 흘리며 경기에 참여하는 것은 자녀와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의 경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모품 사용도 가급적 제한하는 추세"라며 "운동회를 위한 운동회는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대구지역 초등학교 운동회 일자
4월 30일-4곳
5월 1일-99곳
5월 3일-34곳
5월 4일-44곳
5월 6일-1곳
5월 7일-1곳
9월 이후-28곳
미정-2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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