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고립주의 정책을 고수하던 19세기 중반 윌리엄 워커(1824~1860)는 라틴 아메리카를 미국의 식민지로 삼으려고 했던 백인 순혈주의자이자 모험가였다.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태어나 14세 때 대학을 졸업한 수재형으로 유럽의 여러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군주제의 모순이 극에 달해 이른바 '1848년 혁명의 해'가 무르익은 유럽은 당시 각국이 시끌벅적한 때였다. 이때의 영향으로 워커는 미국에서 의사, 변호사 및 언론인 생활을 하면서 점차 인디언으로부터 미국을 지켜낼 요충지로서 라틴 아메리카 식민지 건설에 눈을 돌렸다. 세 번의 사적인 결투로 두 차례나 부상을 입는 다혈질적인 성격의 그는 1855년 오늘 용병을 모집해 라틴 아메리카 정복을 위해 샌프란시스코 항구를 떠났다.
니카라과 리바스시 전투에서 니카라과 국민군을 패퇴시키고 백인정부를 세워 니카라과 대통령이 됐지만 그의 정복활동은 과테말라, 엘 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등에서 국가 정체성과 민족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1860년 온두라스 정부에 의해 36세의 나이에 처형됐으나 결과적으로 오늘날 미국보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더 잘 알려진 인물이 됐다. 1969년 말론 브랜도 주연의 영화 '번'(Burn)과 1987년 에드 해리스 주연의 영화 '워커'(Walker)로 활동이 소개되기도 했다.
우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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