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모짜르트 독살 누명 살리에리

인간은 이야기 짓기를 좋아한다. 대상이 제명에 죽지 못한 비범한 인물이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기정사실'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표적인 것이 '살리에리의 모차르트 독살설'이다. 19세기 이후 유럽에 퍼진 이 이야기는 1979년 초연된 영국 극작가 피터 셰이퍼의 희곡 '아마데우스'와 동명의 영화(1984)로 다시 살아나기도 했다.

하지만 근거없는 얘기다. 이탈리아 레가노 출신으로 유년기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였다. 1766년에 빈 궁정의 초청을 받아 1788년부터 36년간 궁정작곡가로 있었으며 1825년 오늘 사망했다. 재능이 모차르트만 못했다고 하지만 베토벤이 세곡의 소타나를 헌정할 만큼 당대의 인정받는 음악가였다. 그와 가까웠던 하이든, 리스트, 슈베르트 등은 그를 따뜻하고 속넓은 사람으로 평가한다. 음악적 견해차가 있었지만 지위가 모차르트보다 훨씬 높았다. 이런 사실들은 그가 모차르트를 독살할 이유가 없다는데로 모아진다. 최근 모차르트 사망 원인이 연쇄상 구균 감염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독살설의 근거를 희박하게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믿고 싶어하지 않는다. 인간의 오해와 편견은 이렇게 지독한 법이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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