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교육감 선거, 보수'진보 대결 돼서야

처음 직선제로 실시하는 대구 교육감 선거가 어지럽다. 11명이나 되는 후보가 난립하면서 때아닌 보수'진보라는 이념 대결의 장으로 변질하고 있는 것이다. 시작은 진보 진영이었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 모임은 지난 3월 말 모 후보를 지지 후보로 내세웠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 측도 한 후보를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소위 단일화 작업을 한 것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러한 작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진보 측에서는 처음부터 한 후보만이 대상이었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 후보도 있었지만 참여하지는 않았다. 보수 측도 마찬가지다. 보수 혹은 중도라고 분류된 많은 후보 중 3명의 후보만 참여한 가운데 한 후보를 내세운 것이다. 그 어느 쪽도 대표성이 모자란다. 또 이러한 편 가르기는 대구 교육의 미래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구 교육감 선거가 대구 교육을 살리기 위한 정책 대결이 아니라 보수'진보의 대결로 변질하는 것을 경계한다. 침체한 대구 교육을 살리는 길은 공교육을 활성화할 수 있는 참신한 후보의 실현 가능한 교육 정책이다. 지금 각 후보들이 벌이고 있는 케케묵은 이념적 편 가르기는 오히려 대구 교육 발전에 걸림돌이 될 뿐이다.

지금부터라도 각 후보들은 이념 대결을 그만둬야 한다. 편 가르기를 하고, 이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것 자체가 유권자를 무시하는 태도일 뿐 아니라 스스로 교육감이 될 자격이 없음을 보이는 것이다. 유권자들도 이번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후보가 많더라도 각 후보의 공약을 세심하게 따져, 누가 우리 아이의 교육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선택해 투표해야 한다. 편 가르기를 하거나 환심을 사기 위해 겉만 번지르르한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가를 교육감으로 뽑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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