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름값 한푼이라도…" 셀프주유소 인기

고유가 불황시대 주유소 새 트렌드

"기름값이 하루가 다르게 인상되기 때문에 요즘은 셀프주유소를 찾고 있습니다. 주유하기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기름값도 주변 주유소들보다 많이 싸기 때문에 자주 이용합니다."(대구시 범어동 정근수씨)

고유가 시대를 맞아 셀프주유소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정유사들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최근 2, 3년 동안 셀프주유소를 늘리고 있다.

◆'인기 짱' 셀프주유소

주유협회 대구시지회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서 영업 중인 셀프주유소는 13개소로, 매년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대구 북구 복현오거리에서 1년 7개월 전 문을 연 셀프주유소 관계자는 "요즘 기름 판매량이 셀프주유소 개점 초창기보다 40∼50% 증가해 하루 200ℓ용 120∼130드럼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이용자들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셀프 주유소 관계자도 "셀프 주유기 1대를 설치하는 데 2천∼3천여만원 정도 들어 초기 비용 부담이 있지만, 수익은 좋아졌다"며 "주유원 4, 5명에 대한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매출도 30∼40% 정도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셀프 주유소들이 늘어나는 것은 주유원들을 최소한으로 고용해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고, 판매 가격을 낮춤으로써 더 많은 고객이 찾아 매출을 증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유협회 대구시지회 도명화 사무국장은 "대구에서는 범물동에서 한 주유소가 10여년 전 셀프주유소로 문을 열었으나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고유가 행진을 한 2008년 초부터 셀프주유소 설립이 늘면서 대구에만 13개의 셀프주유소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 국장은 "일반 주유소 운영 시 보통 4, 5명 정도의 주유원들이 필요하지만 셀프 주유소는 1명 정도만 고용해도 운영할 수 있다. 이 같은 인건비 절감을 바탕으로 판매 가격을 인근 주유소들보다 ℓ당 100원 안팎씩 낮출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며 "셀프주유소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셀프 주유소는 그동안 정유사 직영 형태가 많았으나 신규 주유소들을 중심으로 일반 사업자가 정유사로부터 지원을 받아 설치해 운영하는 경우도 차츰 늘어나고 있다.

셀프주유소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서비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주유소 한쪽에 고급 터널식 세차기나 간단히 경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카페처럼 휴식 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올해 전체 주유소 중 3%로 확대

셀프주유소는 올해 주유소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국적으로 142개소의 셀프 주유소를 운영하는 GS칼텍스는 올 연말까지 200여곳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SK에너지 주유소는 현재 76개소에서 연말까지 100여곳 이상으로, 현대오일뱅크는 작년까지 28개소였던 셀프 주유소를 올 연말까지 60여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국에 30여곳을 운영하는 에쓰오일도 셀프주유소를 더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주유소 시장에 진출한 대형마트들이 가격을 낮추려고 셀프주유 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올해 1월에는 충북 청원의 남이농협이 'NH-Oil' 브랜드로 셀프주유소를 개장하기도 했다.

국내 정유 4사의 이 같은 확대 전략으로 현재 전국적으로 1만2천여개 주유소 가운데 약 2%에 불과한 셀프 주유소는 올해 안에 3%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