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스님의 엷은 미소는 부처님의 온화한 미소와 같았다. 불교의 나라 스리랑카에서 대구 남구의 한국불교대학 大관음사에 온 망갈라띠샤 스님. 한국에선 유일한 스리랑카 스님이다.
나이는 마흔 하나. 어쩌면 스님치고 좀 젊다. 하지만 11세 때 불교에 출가, 법랍 30년이다. 줄곧 스리랑카에서 원시 불교를 고행(苦行)했다. 7년 전 스리랑카 한 대학에서의 불교학 교수 생활을 한 것이 '외도 아닌 외도'랄까.
스님은 지난달 7일 한국 땅, 대구에 처음 왔다. 大관음사의 회주인 우학 큰 스님과의 인연 때문. "수행을 하면서 중생들 가까이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실천하고 가르치는 우학 큰 스님을 존경합니다."
사실은 우학 큰 스님이 망갈라띠샤 스님을 초빙했다. 또 미국과 영국의 초청도 마다한 스님에겐 전국에 1만5천명, 대구경북에 3천명에 달하는 스리랑카인(힘들게 살아가는 이주 노동자가 대다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대구 생활 두 달째인 스님은 大관음사 옥불보전 수행관에 주로 기거한다. 매일 5층 대웅전인 적멸보궁에서 명상을 하고, 매주 일요일 스리랑카 불자 100여명이 참석하는 법회에서 법문을 하고 있다.
스님의 대구행 이전인 5년 전, 이미 大관음사 2층 연화법당에는 스리랑카 부처님이 모셔졌다. 이후 불자들이 크게 늘어 3천여명의 스리랑카 불자들이 大관음사의 전국 도량을 찾고 있다. 망갈라띠샤 스님은 스리랑카인들에겐 더 없는 정신적 지주인 셈이다.
스님은 지난달 대구에 오자마자 광주에서 열린 전국 스리랑카인 페스티벌을 찾아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했다. 4월은 스리랑카에선 새해이다. 이어 大관음사의 서울 동대문 도량에서도 스리랑카 법회를 열었다.
스님은 지난 두 달여 동안 대구에서 딱 한번 바깥 행을 했다. 행선지는 팔공산 갓바위와 파계사. 스님은 갓바위 부처님은 마치 고향의 부처님과도 같았다고 했다. 스리랑카는 불교가 국교로, 우리나라처럼 산에 대형 부처가 많다.
스님은 부처님과 같은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바로 '행복'이기 때문. "오늘을 살아가는 중생들은 정신적으로 괴롭게 살아가고 있으며 이는 부처님의 말씀과 명상과 참선, 상담을 통해 풀어줘야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구의 스리랑카인은 물론 전국의 스리랑카인들을 하나로 모이게 한 뒤 고통에서 벗어나 부처님의 곁에 오도록 할 계획이다. 아직 우리 말이 서툰 스님은 틈틈이 우리 말을 배운다. 대구의 불자들에게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싶어 한다.
"대구 사람들은 참 친절하고, 겸손합니다. 미소도 많습니다.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습니다. 대구의 불자들은 부처님 곁에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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