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마트폰이 낳은 '모바일앱' 제2 벤처열풍 불지피나

떠오르는 '모바일 1인창업'

일자리 창출의 새 동력으로
일자리 창출의 새 동력으로 '모바일 1인 창업' 육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대구시가 19일 모바일 앱스(APPS) 공모대전 작품 전시회 및 품평회를 열었다. 이날 공모전에는 1차 심사를 통과한 전국 모바일앱 개발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스마트폰에서 탄생한 모바일앱이 통신 영역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청년실업 한파를 녹일 새로운 일자리 동력으로 뜨는가 하면,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통신·금융·제조·쇼핑몰·패션 등 영역의 구분없이 '마케팅툴'로도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모바일앱 개발시장이 아직 안정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만큼 무작정 뛰어드는 것은 실패할 확률만 높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2의 벤처열풍 지피나…

대구시는 일자리 시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 1인 창업' 육성사업(본지 21일자 16면 보도)에 나섰다. 기존 제조·서비스 산업에 대한 고용지원 정책만으로는 신규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어 최근 뜨고 있는 지식서비스 기반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정책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창업하려면 마케팅 비용 등 수반되는 부담이 크지만 스마트폰 앱 개발 분야는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등 이미 유통 채널이 열려 있기 때문에 기발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저비용으로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도 모바일 1인 창업에 나선 젊은이들의 성공담이 인터넷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학생 이민석씨는 지하철에서 내려야할 역을 미리 알려주는 '지하철 알리미'로 대박을 터뜨렸다. 평소 잠이 많아 지하철에서 깜빡 졸다가 내릴 역을 지나치기 일쑤였던 이씨는 자신의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해 서비스를 개발했고, 개발한 서비스를 SK텔레콤의 'T스토어'에 등록한 지 2개월 만에 다운로드 건수가 2만회를 넘었다. 아이폰 열풍이 스타 개발자로 만든 유주완(18)군도 비슷한 사례다.

이들처럼 스마트폰 앱스토어 이용자가 늘면서 앱스토어 시장에 도전하는 젊은 개발자들이 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 부족으로 취업하지 못하는 청년실업자들에게 앱스토어는 또 다른 기회다. 가진 것 없이 반짝이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개발자로 성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창업 기회까지 엿볼 수 있기 때문. 앱스토어를 통해 '1인 창조 기업'이 무수하게 배출될 수 있는 등 이제 앱스토어는 개발자들의 등용문이 됐다.

앱스토어는 위험 부담은 적으면서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애플 앱스토어 경우 연회비 99달러만 내면 누구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올릴 수 있다. 수익은 개발자와 애플이 7대3으로 나눈다. 현재 다운로드 총량은 30억 건을 훨씬 넘었다.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애플리케이션은 20만여종으로 추정된다. 등록된 개발자 수도 3만여명에 이르며 계속 증가 추세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박재경 미디어기술팀장은 "10년 전 인터넷붐이 벤처열풍을 일으켰듯이, 스마트폰으로 주목받게 된 앱스토어는 수많은 1인 개발자를 양산시켜 제2의 벤처열풍을 일으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케팅툴로 전방위 활약…

스마트폰이 통신 영역을 넘어 다른 업종과 분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아이폰, 옴니아 등 스마트폰의 대중적인 인기로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면서 모바일앱이 모든 산업 분야의 '마케팅툴'로 주목받고 있는 것.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앱스토어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유선에서 찾아볼 수 없던 애플리케이션이 우리 삶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IT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가트너'(Gartner)의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유저의 모바일앱 다운로드 건수가 올해 안으로 45억건을 넘을 전망이다.

따라서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 통신, 금융, 제조, 쇼핑몰, 패션 등 영역의 구분 없이 자사 브랜드와 상품 또는 서비스를 알리는 창구로 기존의 인터넷 사이트와 서비스를 모바일로 확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모바일앱이 있다.

삼성전자는 옴니아2를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공식폰으로 지정하고 'WOW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올림픽 소식을 실시간으로 고객에게 제공했고, 아시아나항공은 내달쯤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스케줄 및 잔여좌석 조회, 항공기 출·도착 현황 등의 항공 정보 서비스를 런칭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홍보와 월드컵 응원 기능을 결합한 앱을 등록하는 등 기업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언론사들도 자사 앱을 개발, 모바일 마케팅에 나서는 등 종이신문에 둔감한 젊은층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최근 들어 기업들이 모바일앱에 대해 관심을 보이며,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패션, 통신, 금융 등 다양한 영역의 브랜드 모바일앱을 런칭 또는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섣부른 모바일앱붐은 독?

지역 한 모바일게임사에 있던 개발자 A씨는 올 초 퇴사와 함께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개발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잇달아 실패만 하고 회사 복귀를 고려하고 있다.

모바일 콘텐츠 제작업체인 B사는 회사일보다 자신들의 애플리케이션 제작에 열을 올리는 직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요즘 지역 소프트웨어(SW) 업계에서 나오는 얘기다. 최근 새로운 일자리 창출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모바일앱에 공존하는 어두운 부분이다. 일부 소규모 모바일 게임사는 때아닌 인력난을 겪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히 프로그래밍부터 그래픽 소스 확보까지 모바일 게임 제작 전단계를 능숙하게 수행할 수 있는 핵심 개발자의 이탈은 회사 입장에서는 재기할 수 없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섣불리 모바일앱 개발 열풍에 뛰어들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진단하고 있다. 대부분의 1인 개발자들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이 어떻게 다른지,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 모른 채 단순 개발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개발자 모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앱 오픈마켓은 이제 막 개화된 시장으로, 각 조사기관의 데이터가 엇갈리는 등 아직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없다"며 "정부나 지자체들도 모바일앱 시장의 좋은 점만 부각하기 이전에 체계적인 연구와 분석을 선행한 뒤 육성사업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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