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브레이크 적게 밟는 습관부터"…친환경 운전왕선발 대상 송동윤씨

SM5에 가족 태우고 19㎞/L

2008년 환경부에서 주최한 친환경운전왕선발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쥔 송동윤씨 가족.
2008년 환경부에서 주최한 친환경운전왕선발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쥔 송동윤씨 가족.

고유가, 친환경 운전 등으로 자동차 연비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를 선택할 때 연비를 우선순위로 두는 소비자들이 늘고 연비를 높이는 방법이 인터넷에서 인기 정보가 되고 있다. 각종 연비왕 대회도 열리고 있다. 연비왕 대회에서 입상한 고수들은 대개 일반인들보다 2배 정도 더 효율적으로 차를 운행한다. 그들은 어떤 방법으로 연비왕이 되었을까.

직장인 송동윤(41)씨는 2008년 환경부에서 주최한 친환경운전왕선발대회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대회에서 그는 자신의 애마인 2001년형 SM5에 가족을 태우고 서울 근교 자유로와 시내 주행을 번갈아가며 110㎞를 왕복했다. 결과는 평균 연비 18.9㎞. 시내 주행에서 일반적으로 8㎞를 넘기기 어려운 SM5로 이 같은 기록을 세운 것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연비를 높이려고 갖가지 방법을 다 썼어요. 브레이크를 거의 밟지 않았고 오르막에서도 가속페달을 살짝 밟으면서 천천히 올라갔죠."

송씨 역시 처음부터 연비가 높은 방식으로 운전한 것은 아니었다. 평소 연비에 대해 고민은 했지만 정작 실천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2007년 회사에서 공회전 제한장치를 수입'판매하면서 연비에 관해 본격적인 관심을 두게 됐다. 장치를 자신의 자동차에 직접 달아 테스트해 보고 연비에 대해 이것저것 공부하기 시작했다. "연비를 공부하면서 운전습관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때부터 운전습관을 바꾸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핵심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가속페달은 어떤 경우에도 부드럽게 밟고, 브레이크는 안 밟는 훈련을 했다. 천천히 운전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다른 차들의 눈총도 많이 받았다. 특히 신호등 앞에서 출발할 때 항상 다른 차들보다 한 박자 늦어 뒷차들로부터 '빵빵' 하는 경음기 소리를 듣는 경우가 허다했다.

"차가 운전 중에 멈추는 일이 가급적 적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가속페달은 항상 20%만 밟는다고 생각해야 하죠. 그러면서 일정 속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RPM은 1,800~2,000 사이일 때 가장 연비가 좋더라고요."

그는 공회전이 뜻밖에 기름을 많이 먹는 요인이라고 했다. "복잡한 시내를 주행할 때는 자동차의 최대 50%가 공회전 상태거든요.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으면 계속 기름이 낭비되는 거죠. 제 차는 신호등 앞에 서면 자동으로 시동이 꺼집니다. 시동을 껐다가 걸면 약 5초 정도의 공회전 상태에서 소비되는 기름양과 비슷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낫죠. 신호가 좀 길다 싶으면 시동을 꺼주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그는 오르막에서 가속페달을 살며시 밟고 내리막에서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뗀다. 탄력으로 자동차가 진행하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내리막에서 연료를 차단한 채 탄력으로 운행하면 그만큼 연비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3개월 이상 꾸준히 훈련하자 운전습관이 잡히기 시작했고 연비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시내 주행에서 자신의 자동차 평균 연비가 10㎞를 넘기 시작했다. 고속도로에서나 가능한 공인연비 10㎞를 시내 주행에서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의 여유입니다. 마음 급한 사람은 절대 연비 향상을 기대할 수 없죠. 자기 앞에 다른 자동차가 끼어들더라도 느긋하게 생각해야 운전습관도 잡힙니다."

그는 자동차도 자전거와 똑같다고 했다. 자전거를 탈 때 처음에는 페달을 밟아 속력을 내기가 어렵지만 이후에는 탄력을 받아 크게 힘들이지 않아도 굴러간다. 또 한명보다 두명이 타면 페달 밟기가 더 어렵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예요. 처음 출발할 때 가속페달을 밟으면 이후에는 탄력을 최대한 이용해야 하죠. 트렁크에 짐이 많으면 연비가 당연히 떨어지고요."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