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던대로 너무 복잡하고 헷갈렸어요. 후보는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어요."
28일 오후 1시 대구 중구청 부재자 투표소. 투표를 마친 10여명의 공무원들이 너무 복잡한 투표에 헷갈려하며 말을 주고 받았다. "시험 잘 봤어요? 쪽지시험을 보는 기분이네요."
공무원 박모(51)씨는 "투표용지를 받아 보니 후보자들이 너무 많아 당황했다"며 "기초의원과 교육의원은 어느 후보한테 투표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모(38·여)씨는 "교육감, 교육의원은 기호와 정당이 없는 탓에 손가락으로 일일이 번호를 매긴 뒤 투표했다"며 "투표가 아니라 시험을 치르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이날 부재자 투표를 마친 50여명의 시민들은 한결같이 투표가 복잡하고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등 8개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6·2지방선거의 경우 부문별로 10여명의 후보가 난립하는 지역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일에 유권자들은 소중한 한 표를 어떻게 행사해야 할까?
◆1인 8표제
6·2지방선거는 유권자 한명 당 8명을 뽑아야 하는'1인 8표제'방식이다. 처음 4장의 투표 용지를 받아 1차 투표를 한 뒤 다시 한 번 같은 절차(2차 투표)를 반복해야 한다. 1차 투표장에서는 ▷교육감 ▷교육의원 ▷광역 시·도의원 ▷기초 구·군의원을 뽑는다. 기표가 끝난 4장의 투표용지는 기표함에 접어 넣은 뒤 다시 2차 투표 장소로 이동한다. 2차 투표에는 ▷시장·도지사 ▷시·군·구 단체장 ▷비례대표 광역 시·도 의원 ▷비례대표 기초 시·군·구 의원을 뽑아야 한다. 기호 및 번호는 국회의석수 순으로 한나라당 1번, 민주당 2번, 자유선진당 3번, 미래희망연대 4번, 민주노동당 5번, 창조한국당 6번이다. 다음부터는 정당 명칭 가, 나, 다 순번이다.
◆주의할 점은?
시·군·구 선거의 경우 무조건 한명의 후보자에게만 기표해야 한다. 가령 투표용지에 '1-가, 1-나, 2-가, 2-나' 등이 표시돼 있어도 앞의 숫자는 정당을, 뒤의 숫자는 후보자를 표시한 것이기 때문에 여러 후보자가 있더라도 반드시 한 명에게만 표를 던져야 한다.
투표 시간(오전 6시~오후 6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투표장에 갈 땐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외국인등록증 등 국가에서 발행한 신분증(사진 부착)을 챙겨야 한다. 만19세 이상이면 투표가 가능하지만 영주권 취득 후 3년이 지난 외국인(19세 이상)도 투표할 수 있다.
◆제대로 알고 투표하자
이번 선거는 8개 부문에서, 또 부문별로도 많은 후보들이 나섰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후보들을 연구하지 않으면 개개인의 자질을 검증하기 힘들다. 특히 교육감이나 교육의원, 기초의원들은 인지도가 낮고, 후보가 많아 선택이 더욱 어렵다.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전국 230개 기초단체장 중 비리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단체장이 41%(94명)에 이른 점을 감안할 때 무심코 던진 한표가 함량 미달의 후보자 당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관위 인터넷 홈페이지(www.nec.go.kr)를 이용하면 정당 정책과 후보자 공약 사항을 볼 수 있고 후보자 신상정보(재산과 병역·세금납부 및 체납실적·전과기록·직업·학력·경력)를 확인할 수 있다"며 "'묻지마 식 투표'로 엉뚱한 후보가 당선되면 결국 그 피해는 유권자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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