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태환·김성조 의원 "당장 시의회의장 경선부터가 걱정"

구미갑·을 기초의석 절반 이상 내줘, 시의회의장 경선 걱정

"돌아다녀 보니 민심도 좋았어요. 여론조사 데이터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막상 선거 당일 투표 결과를 보니 당황스러웠습니다. 정신이 번쩍 드는 게 꼭 번개를 맞은 것 같더군요."

6·2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자리의 과반을 놓친 구미 출신의 김성조·김태환 두 의원이 최근 심정을 털어놨다. 김태환 의원은 기초의원 9석 중 5석을, 김성조 의원은 기초의원 11석 중 6석을 각각 무소속, 친박연대,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내줬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전체 기초의원석을 싹쓸이한 것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한 성적이다. 여기에 전체 6석인 광역의원도 무소속 후보가 2석을 차지했다. 선거기간 동안 김태환 의원은 도당위원장으로서, 그리고 김성조 의원은 정책위의장으로서 '자기 집'보다는 '남의 동네'에 더 신경을 썼던 터라 아쉬움과 안타까움은 더 컸다.

당장 두 의원은 구미시의회 의장 경선이 걱정거리다. 한나라당이 차지하는데는 최악의 경우가 아니라면 무리가 없겠지만 비한나라당 의원들이 연대해 제동을 걸어올 경우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김태환·김성조 두 의원은 최근 갑과 을지역 따로 하던 당선자 워크숍 등을 공동개최키로 하고 동병상련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다.

두 의원은 선거 결과를 놓고 분석에 나섰다. 이번 선거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2년 뒤의 총선에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분석해 봐도 전통적 한나라당 텃밭인 구미가 왜 이렇게 갑자기 변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경제사정과 구미시장의 인기 하락 때문이란 평이 나와 이를 참고하고 있다. 평가에 따르면 유입된 직장인이 많은 구미의 성격상 최근 경제상황이 악화된 것이 반한나라 감정을 부채질했다. 또 비한나라당 후보와 역대 최저 폭으로 당선된 남유진 구미시장의 인기가 예년 같지 못해 기초의원에까지 전이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남 시장과 김석호 친박연합 후보와의 격차는 20%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김관용 도지사가 구미시장 선거를 세번 하면서 2위와 격차를 40%p 이상 벌려 논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두 김 의원은 당분간 반성 모드다. 명확한 이유가 드러나지 않은 패배지만 깊숙이 반성하고 자숙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김태환 의원은 "누구든지 교만하면 된서리를 맞는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낀 선거였다"고 했고, 김성조 의원은 "유권자들이 정신 차리라고 준 꿀밤인데 감정이 실린 것 같다. 이제라도 반성하고 자숙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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