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여야 전당대회, 자리 바꾸기는 의미가 없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당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가 전격 사퇴한 한나라당의 경우 대표 출마 예정자로 10여 명이 거론되고 있으며 민주당도 대표와 최고위원직에 도전할 인사들의 자천타천 거명이 활발하다. 변화, 쇄신과 세대교체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양당의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과정은 이래저래 뜨거워질 전망이다.

그러나 눈높이를 맞추는 소통의 정치를 바라는 국민적 요구를 감안할 때 현재 벌어지는 양당의 전당대회 과정은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이번 전당대회는 여야 모두에 의미가 적지 않다. 소통 부재의 정치, 민심과 동떨어진 정치에 대한 자성과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에 양당의 전당대회는 자리다툼의 양상이 반복되는 정치권만의 잔치를 넘어서야 한다.

여당의 대표 출마 예상자들은 저마다 쇄신과 변화, 소통을 내세우고 있다. 탈청와대를 외치기도 한다. 그 와중에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는 사람이 대표를 맡아서는 안 된다는 반발도 나온다. 변화와 쇄신은 말보다는 행동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야당도 세대교체와 당 쇄신론이 뜨겁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둔 대립이나 이른바 486주자들에 맞선 신구 갈등이 만만찮다. 변화와 쇄신의 목소리는 무성하지만 양상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전당대회는 국민과 함께하는 정치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그게 바로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이다. 얼굴만 바꾸는 것으로 쇄신은 이뤄지지 않는다. 자리만 돌려 앉고서는 변화도 불가능하다. 변화에는 인적 변화도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의 시선을 직시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외면한 채 자리다툼에만 몰두한다면 우리 정치에는 희망이 없다. 국민의 시선이 여야의 전당대회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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