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교총의 교원평가제 반대는 아무런 명분 없어

안양옥 신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인사, 보수, 승진과 연계한 교원평가제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8월 이원희 전 교총회장의 조건 없는 수용을 뒤집어 원점에서의 논의를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일단 대화를 통해 실마리를 풀겠다는 입장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법 개정으로 강행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하다.

교사의 이익단체인 교총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현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교원평가제 도입이 교사의 자존심과 학교 현장을 해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원평가제 도입은 교단이 자초한 것이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니 충격요법을 도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리 학교 교육의 활성화를 외쳐도 교사와 학교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또한 사교육이 이렇게 판을 치게 된 데에는 학교와 교사의 책임도 크다. 교원평가제는 침체한 학교 교육과 바닥에 떨어진 교권을 되살리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옳다.

또한 상벌이 없는 평가는 무의미하다. 하지 않는 것만 못하고 오히려 교사의 자존심을 해치는 것이다. 자신이 수행한 업무 성적에 따라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 것이 공정하고 평등한 것이다. 잘해도, 못해도 같은 대우를 받는다면, 열심히 노력하는 많은 교사의 의욕을 떨어뜨려 무사안일의 행태만 반복할 뿐이다.

어떤 조직도 경쟁 없이는 발전할 수 없다. 그동안 교단은 무풍지대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개혁과 경쟁이라는 바람을 피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교단 스스로의 노력에 기대 세월을 허송하기에는 주변 환경이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는 것이다. 교총은 교원평가제가 교사의 자발성과 자생 능력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고육지책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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