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토요 초대석] "지역의원 단합 땐 신공항 충분히 유치"…유승민 의원

"K2 이전, 국방장관 만나 담판"…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 유승민 의

유승민 대구시당위원장은 약속을 해두지 않으면 만나기가 참 어렵다. 방문객이 많고 그 역시 출타도 잦다. 공부방처럼 만들어 놓은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은 책과 서류가 천장을 뚫을 기세로 쌓여있다. 인터뷰 질문을 이메일로 보내고 이틀 뒤 만났는데 인터뷰지에 파란색 작은 글씨가 빼곡했다. 그 다웠다. 이왕 만난 김에 궁금한 것은 죄다 물어봤다.

-지역에서는 유 의원을 K2 공군기지 이전 선봉장이라고 한다. 어디까지 진행됐고 앞으로는 어떤가.

▶다음주 국방부장관을 만나 담판을 지을 계획이다. K2 이전은 2단계로 본다. 첫 단계는 ▷공군과 국방부의 설득 ▷K2 이전지 3, 4곳 압축 ▷국방부의 K2 이전 발표다. 두 번째 단계는 ▷후보지 결정 및 이전 계획 수립 ▷예산 확보와 이전이다. 지금은 첫 단계가 끝날 무렵이라고 보면 된다. 경주 방폐장 모델을 K2 이전 모델로 적용해보자고 제안할 것이다. 방폐장 유치에 나선 경주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 ▷양성자가속기 ▷인센티브 3천억원을 받았다. K2는 전투기 소음 문제로 방폐장과는 위험의 성질이 다르다. 군인과 그 가족 등 1만명 이상이 옮겨가면서 인구가 늘고 교육, 소비가 활성화된다. 충분한 선물을 준다면 이전할 수 있다고 본다.

-시당위원장직을 맡았다. 선거가 없으니 권한(공천권)을 행사할 일도 없고 잡일만 많다.

▶선거가 없으니 일하기 좋은 해다. 대구경북이 한나라당의 뿌리인데 '뿌리부터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나라당에 대한 애정, 지지가 예전만 못하다. 민심 이반까지는 아니더라도 위기에 근접해 있다. 당에 대한 주민의 애정을 회복할 때다. 그게 임무다. 현안을 보면 대구는 '껍데기'는 몇 개 갖췄는데 '알맹이'는 없다고 볼 수 있다. 국가산업단지, 테크노파크, 혁신도시, 첨단의료복합단지, 경제자유구역, 이시아폴리스 등. 유치는 했는데 솔직히 채우는게 더 어렵다. '오기로 한 것들'은 확실하게 잡고 삼성, SK 등 민간기업, 민간연구소에 어떻게 손짓할 것인지 고민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

-복안이 있나.

▶분양가를 낮추는 게 가장 큰 방법이다. 대구시도 분양가를 낮추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했는데 저와 서상기 의원이 국회 예결특위위원이니 여러가지로 고민해보겠다. 솔직히 기업이 대구로 오는 건 큰 결정이다. 파격적인 유치 조건이 없으면 힘들다. 대구의 당면 목표가 무엇인가. '꼴찌 탈출' 아닌가.(대구는 지역내총생산(GRDP) 17년째 전국 꼴찌다)

-대구경북 정치권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는 우려가 있다. 국회직, 당직 할 것 없이 수도권·부산 경남 천하다.

▶솔직히 이번 전당대회에 대해서는 대구경북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주민들께 크게 죄송하다. 그런 우려는 당연하다. 하지만 크고 길게 봐서는 좀 다르다고 본다. 대통령이 지역 출신이고, 차기도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한 박근혜 전 대표가 유력하다. 하지만 둘은 또 다르다. 한 분은 지역 출신이지만 서울시장을 거쳐 친수도권이라면, 한 분은 지역균형발전을 원칙으로 한 지역구 4선 의원이다. 이명박 정부 5년과 박근혜 5년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지역으로서도 큰 의미가 있다. 이번 당·국회직 소외는 대구경북에 친박이 너무 많다는 데 있다. 친박은 친박이라서 치였고, 친이는 수도권 친이로부터 치였다. 이참에 지역 현안에 대해 27명 의원이 남부권 신공항, 국가산업단지 등에 대해 단합된 모습을 보이면 당직, 국회직 없이도 성과를 낼 수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에서 친이-친박 갈등을 해소하자, 계파모임도 없애자는 얘기가 나왔다. 계파 갈등 해소를 위한 방안은.

▶한나라당의 잘못을 모두 친이-친박 갈등으로 보는 것도 잘못이다. 각을 세운 것은 세종시밖에 없는데…. 3년간 갈등 해소하자고 했는데 여기까지 왔다. 이전 전당대회에서도 모두가 계파 갈등 타파를 외쳤고, 이번 전대에서도 똑같았다. 계파 모임을 없애자는 얘기도 결과론적 시각이다. 형식적인 모임 해체는 의미가 없다.

-그래서 이번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와의 회동에 주목하고 있는 것 아닌가.

▶물꼬를 트는 것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너무 큰 성과를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이번 회동에서 두 분이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라는 것을 인정하기만 해도 좋을 것 같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