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남권 공동발전, 신공항부터 풀자

창원서 해외출장 가려면 이틀 더 잡아야…영남 5개시도 글로벌 경쟁력 디자

동북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서해안축이 국가 발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영남권은 국가발전의 뒷마당이 되고 있다.

영남권은 2000년대 이전까지 우리 나라 제조업 생산량의 40% 이상을 담당하면서 국가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최근 10여 년간 정부의 대규모 개발사업과 투자가 서남해안권에 집중되면서 백두대간을 경계로 영남권이 고립되고 있는 형국이다.

지역 산업·경제 전문가들은 대구는 섬유산업을 비롯한 전통산업의 퇴조, 부산은 국제적 항만기능의 쇠퇴,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울산, 창원, 포항, 구미는 제조산업이 정체기를 맞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는 대안으로 영남권 경제공동체 형성을 제시하고 있다. 관계기사 3면

이 같은 문제인식에 따라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등은 5년 전부터 영남권 공동발전을 위해 정부에 제2관문공항 역할을 할 신공항 건설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권창기 울산발전연구원 기획실장은 "영남권이 수도권과 같이 '규모의 경제' 실현을 위한 경제공동체 형성을 통해 21세기형 첨단산업벨트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핵심 인프라 조성이 선행돼야 하는데 그 수단이 동남권 신국제공항"이라고 밝혔다.

권 실장은 "영남권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관문공항 건설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경남발전연구원 마상렬 박사는 "창원산업단지나 마산 수출자유지역은 R&D 및 첨단산업 분야로 구조고도화를 추진하면서 항공물량이 급증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은 신공항 건설이 절실하고, 대구경북 역시 500만 시·도민과 지역 산업 발전을 위해 밀양과 같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공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상공회의소 김규련 조사홍보팀장은 "경남 창원 등지의 기업인은 해외 출장을 한번 가려면 이틀을 잡아야 한다. 창원에는 KTX가 없어 밀양까지 갔다가 서울역에서 다시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있다"며 "해외 바이어들도 불편한 경남으로 오기를 꺼려 서울에서 만나는데 글로벌시대에 이런 기업활동이 말이 되느냐"고 하소연했다.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영남권 5개 시도가 각자의 입장에서 접근하면 안 된다. 50년 앞을 보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그랜드 디자인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수단이 접근성이 좋은 밀양에 신공항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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