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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호 귀환은?…실수로 EEZ 침범, 조기귀환 전례

이달 1일 오전 5시 30분쯤 포항 동빈항을 출항하다 포항해경 포항파출소에 설치된 CCTV에 찍힌 55대승호 모습.
이달 1일 오전 5시 30분쯤 포항 동빈항을 출항하다 포항해경 포항파출소에 설치된 CCTV에 찍힌 55대승호 모습.

8일 동해에서 북한에 나포된 포항선적 '55대승호' 사태 해결의 핵심 변수는 무엇일까? 대승호의 북한 배타적경제수역(EEZ) 침범 여부가 문제 해결의 열쇠라는 게 중론이다.

포항해경은 오징어 채낚기 어선인 대승호가 만약 북한 EEZ를 침범했다면 그 유형을 두 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공해상인 대화퇴에서 조업 중이던 대승호가 오징어가 풍부한 북한 EEZ를 침범했을 우려가 있다는 것. 6년 전부터 중국 쌍끌이 어선 수백 척이 북한 EEZ에서 회유성 어종인 오징어의 산란 경로를 막으며 싹쓸이 조업을 하면서 대화퇴에 오징어가 사라졌기 때문에 대승호가 오징어를 잡기 위해 북한 EEZ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유형은 밤에만 작업하는 오징어 어선 특성상 대승호 선원들이 새벽 조업 후 수면을 취하다 강한 조류를 만나 북한 EEZ를 침범했을 가능성이다.

이 두 가지 경우 북한의 의도적 나포가 아니기 때문에 대승호의 조기 석방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해경의 분석이다. 과거 단순 월선했던 황만호(2005년 4월)와 우진호(2006년 12월)가 각각 3일, 18일 만에 귀환했던 전례가 있다. 물론 북한이 천안함 사태 이후 촉발된 남북대치 상황에서 대승호를 협상카드로 제시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이와는 별도로 대승호에 탄 중국 선원 문제도 사태 해결의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거펑치(38·지린성), 첸원싱(37·허베이성), 순펑(37·랴오닝성) 씨 등 중국인 3명은 국내 취업을 위해 비자와 여권을 발급받아 입국해 대승호에 승선했다. 북한이 정치·경제적으로 친밀한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기 석방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우리나라 선장, 선원과 중국인 선원의 동반 송환 내지 중국인 우선 분리 송환 등의 두 가지 가능성이 점쳐진다. 포항해경 류춘열 서장은 "대승호가 귀환한다면 블랙박스에 해당하는 GPS를 통해 북한 EEZ 침범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윤정용 포항부시장, 조유남 포항수협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고 가족 대표, 포항해양경찰서장, 포항북부경찰서장, 포항해양청장, 포항무선국장, 전국근해채낚기연합회장, 포항채낚기지회장 등을 위원으로 하는 대책위원회가 9일 구성됐다. 대책위원회는 중앙 정부의 송환 대북 협상을 지원하면서 상황을 가족들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등 다각적인 역할을 할 예정이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포항·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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