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구시는 지난해 3월 STX중공업㈜과 연료전지연구소 분원 설립 및 연료전지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TX중공업은 500억원을 투자해 연 100㎿급 규모의 공장 건설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최근 STX중공업 최고경영자가 바뀌어 연료전지연구소 분원 및 공장 설립이 불투명한 상태다.
#2. 대구시는 2006년 11월 한국필립모리스㈜와 공장 착공부터 준공, 운영에 이르기까지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내용의 MOU를 작성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투자금액을 일정에 맞춰 적기에 투자해 고용 창출 및 경제적 파급효과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필립모리스 본사가 세계 각 지역의 공장 재배치 계획을 수립하면서 대구 공장 건립 계획을 취소했다.
대구시가 기업유치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잇따라 체결한 MOU가 언론 홍보용과 전시 행정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원구 대구시의원(달서구)이 31일 대구시가 최근 4년여 동안 체결한 MOU를 분석한 결과, 대구시는 2006년부터 올 6월 말까지 총 77건의 MOU를 체결했지만 제대로 된 기업유치는 단 1건에 불과했다. 그나마 성공적으로 평가된 컨택센터 유치 MOU는 12건으로 2천여 명의 인력이 채용됐지만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그 외 MOU는 부진 6건, 백지화 4건이며 MOU 체결 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 53건이나 이마저 성과를 낼지는 불투명하다.
MOU 유형별로는 기업유치 28건, 일자리 창출 20건, 기관유치 18건, 기타 11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핵심으로 꼽히는 기업유치 MOU 28건 중 10건은 처음부터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진행 중인 53건의 MOU 중 첨단의료복합단지 내 기업유치와 관련한 9건은 조만간 확정될 의료단지 내 분양가가 결정된 후 MOU 해당 기업과 계약 여부를 체결하기로 해 MOU가 제대로 추진될지 불투명한 것으로 분류됐다.
MOU 체결 시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구시는 전체 77건 중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34건, 올 6월 말까지 20건이 집중적으로 체결돼 김범일 시장이 재선을 겨냥한 홍보를 염두에 두고 MOU를 체결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 같은 낮은 실적에도 대구시는 MOU 체결에 많은 예산을 투입해 혈세 낭비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대구시는 기업유치 예산이란 명목으로 2006년 32억여원, 2007년 21억여원, 2008년 78억여 원, 지난해 43억여원 등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대구시의 각종 투자 유치 조직이 효율적으로 가동되고 있는지 총체적인 반성과 사전·사후 점검이 필요하다"며 "수십억원을 들여 체결한 MOU가 언론 홍보용으로 전락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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