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유산 알리미 보람에 폭염도 이겼죠"

등재 한달 하회마을, 문화해설사들의 감회

하회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문화유산해설사들의 역할도 커졌다. 하회마을의
하회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문화유산해설사들의 역할도 커졌다. 하회마을의 '얼굴'이라는 자부심도 생겼다. 사진 왼쪽부터 김옥희, 안벽환, 신영희, 박순희 문화유산해설사.

"하회마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저희 문화유산해설사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예전보다 더 알차고 많은 것을 전하기 위해 스스로 공부하고 세계유산을 알리는 '전도사', '얼굴' 이라는 자부심도 더 강해졌지요."

하회 역사마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결정이 난 지 1개월을 맞았다. 그동안 하회마을에는 엄청난 관광객들이 몰려 들었다. 하회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가장 분주한 날을 보내고 있는 문화유산해설사. 그들에게 여름내 계속된 가마솥 찜통 더위보다 관광객들의 눈빛이 더 강렬하게 느껴졌던 한달이었다.

하회마을에서 7년째 해설사로 할동해오고 있는 김옥희(61) 씨는 "세계유산 등재 이후 찾아온 관광객들의 관광 패턴이 변했어요. 예전에는 그저 눈으로 휙 둘러 보는 정도였다면 등재 이후에는 꼼꼼히 물어보고, 구석구석 살피는 등 세계역사마을에 대한 관심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그만큼 해설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더 필요해졌다고 덧붙인다. 그 때문에 김 해설사는 좀 더 재미있고 풍부한 해설을 위해 자기 스스로를 다잡고 다듬는데 노력하고 있다. 더웠던 여름날씨만큼 그의 삶도 바쁘고 분주하다.

8년 동안 하회마을을 알려오고 있는 박순희(50) 씨는 "저희 문화유산해설사들의 역할은 단순히 문화유산을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관광객들을 가장 가깝게 만나는 만큼 그들의 불만과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아야할 때가 많다. 세계역사마을이 된 이후 관광객들의 불만이 많이 사라졌다"고 활짝 웃는다.

진입로 문제와 주차난, 수차례의 요금징수 등 행정과 운영시스템에 대한 관광객들의 다양한 불만은 고스란히 문화유산해설사들의 몫이란다. 이 때문에 해설의 중요성 못지 않게 관광객들의 불만을 이해시키고 풀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귀띔한다.

신영희(53) 씨는 "세계문화유산을 알릴 수 있어 행운을 얻은 것 같다. 관광객들과 마찬가지로 해설사들도 이제 하회마을을 세계역사마을로 인식하고 있다. 그만큼 자부심도 커지고 부담이나 역할도 커졌다"라며 역할에 대한 무게감을 밝혔다.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안벽환(76) 씨는 "예전과 달리 개별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늘었다. 단체로 지나가는 관광객보다 세계역사마을을 둘러보고 가장 한국적인 전통의 모습을 배우기 위한 학습 관광객이 늘어난 셈이다. 하회마을이 제대로 알려지기 위해서는 이 같은 학습 관광객 증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하회마을에는 매일 5~10여 명의 문화유산해설사들이 배치돼 관광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마을 입구 안내판 고정 해설에서부터 최장 2시간이 걸리는 현장 동행해설까지 세계역사마을 알리미로 활동해오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하회마을의 '얼굴'이라고 자부한다. 그들의 말과 행동에서 '세계 역사마을 하회'가 세계속으로 알려지기 때문이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