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제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이 푸치니의 대작 오페라 '투란도트'를 뮤지컬로 만들어 개막작으로 내세우기로 해 논란을 빚고 있다. 게다가 투란도트 제작 예산이 정부 지원 축소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어서 대구뮤지컬페스티벌이 전체적으로 차질을 빚을 우려를 안고 있다.
DIMF 조직위원회는 투란도트를 DIMF 개막작으로 하고 내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념 공연을 하겠다는 계획이나 유명 오페라를 별다른 각색 없이 뮤지컬로 만든다는 발상 자체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으며 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을 대구 대표 작품으로 한다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투란도트 제작 예산을 투입, 작업을 진행시켜놓은 뒤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발표, 논란을 야기하는 등 추진 과정에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DIMF 조직위는 오페라 투란도트를 대구 대표 뮤지컬로 제작한다는 계획 아래 지난해부터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맞아 대구를 찾게 될 관광객들에게 '공연도시 대구'를 알리고 보여줄 공연물로 선정했다는 것이다. DIMF 조직위는 지난달 말 이 같은 계획을 뒤늦게 밝히면서 다음달 중으로 배우 오디션과 스태프진을 선발하고 연습에 들어가 12월 시제품을 선보이는 트라이아웃 공연을 벌인다는 일정을 공개했다. 이후 내년에 열리는 제5회 DIMF 전야제 공연에 이어 개막작으로 내세우고 10월 중국 둥관뮤지컬페스티벌 폐막작으로 공연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작품 선정에 대한 여론수렴과 검증 과정이 생략된 채 이미 시나리오가 거의 완성되고 주요 제작진들이 모두 확정된 셈이다.
또 오페라를 뮤지컬 작품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중국을 배경으로 한 오페라 작품을 대구대표 뮤지컬로 만들겠다는 취지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강하다. DIMF 측은 동양적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으로 투란도트를 선정했다는 입장이지만 지역 문화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방침이 적절하지 않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뉴욕뮤지컬페스티벌(NYMF) 참석 차 미국을 방문 중인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푸치니의 라보엠을 미국에서 렌트로 만들고 나비부인을 영국에서 미스사이공으로 만든 전례가 있어 세계인들에게 친숙한 투란도트를 뮤지컬로 만들게 된 것이며 투란도트의 뮤지컬화 자체도 화제가 될 것"이라며 "상품으로서 흥행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꼭 대구적인 소재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품 제작에 따른 예산 지원도 꼬이고 있다. 올해 DIMF 조직위가 투란도트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예산은 약 5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 공연을 벌이는 내년에는 10억원은 훌쩍 넘길 전망이며 적어도 20억원대 이상이 들 것이라는 게 뮤지컬계의 추산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예산 지원 규모 축소라는 최근 정부 내년도 예산 긴축 운용 방침에 따라 시작도 하기 전에 발목이 잡히게 됐다.
대구시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예산 축소 방침에 따라 예정대로 이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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