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권력 세습이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김정일 김정은 공동 정권의 향후 대내외 정책이 관심거리다. 여타 사회주의 국가들의 권력 교체와 달리 3대에 이은 권력 세습이 이뤄진 북한에서 당장의 정책 변화는 기대하기 쉽지 않다. 북한의 경제 사정 및 국제적 압박 등을 감안할 때 개혁 개방으로의 노선 변화를 점치는 이도 있으나 권력 승계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선군정치로 대표되는 기존의 정책을 그대로 이어갈 공산이 크다.
특히 권력 승계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군부와 검찰, 경찰 등 체제 유지 기관에 김정은의 지지자들이 대거 포진한 것에서는 기존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틀 전 북한 외무성 부상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 핵 항모가 우리 바다 주변을 항해하는 한 우리의 핵 억지력은 결코 포기될 수 없다"고 했다. 자기 방어를 위한 억지력으로서의 핵을 강조한 그의 발언을 놓고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에 대한 핵 협박이자 북한 내부를 겨냥한 대내용으로 분석한다.
김정은이 권력 2인자로 등장한 이후 나온 북한 고위 관리의 첫 발언에서 핵을 강조한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김정은은 군권 장악을 통해 권력 입지를 키울 게 분명하다. 북한 체제 유지의 중추인 군부의 입장을 강조한 북한 외무성 관리의 발언은 그런 점에서 내부 반발 가능성을 겨냥한 것이자 대남 메시지로도 보인다.
북한은 최근 들어 유화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화와 도발을 병행해 온 북한의 지금껏 행태를 감안할 때 유화 움직임은 돌변할 가능성이 짙다. 북한의 내부 혼란 가능성이 잠복해 있는 현 시점은 우리에게는 비상 상황이다. 절대 권력 국가의 권력 이동은 예측 불가의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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