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업 안되는 대학 낙인 찍힐라" 예능계大 울상

"어, 우리대학은…."

교육과학기술부가 건강보험 DB를 바탕으로 전국 각 대학의 취업률을 발표하면서 예능계 특성화 대학들이 반발하고 있다. 예능계 학과나 정원이 많은 대학들의 경우 직장 건강보험 가입자로만 따지는 취업률 통계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능계 대학들은 "졸업자의 상당수가 학원 창업에 나서거나 직장 건강 보험에 가입되지 않는 프리랜서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정규직 취업이 많은 공업계나 보건계와 동일한 잣대로 취업률 통계를 내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대구경북 지역 예능계 특성화 대학은 4년제인 대구예술대와 계명문화대, 대경대학 등 3개 대학.

대구예술대의 경우 음악과 미술, 방송계열 등 예체능계 재학생이 전체 정원의 90%에 이르고 있으며 연예, 방송 계열 정원이 많은 대경대는 56%, 계명문화대는 예'체능계 학생이 30% 정도다.

대구예술대 김정길 총장은 "졸업생 상당수가 전공을 살려 사회 진출을 하고 있지만 특성상 직장 건강 보험 통계에는 나오지 않는다"며 "교과부가 이러한 현실을 무시한 취업률 통계를 발표, 마치 일부 대학은 취업이 안 되는 대학으로 비쳐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교과부의 취업률 발표에서 예능 특성화를 표방하는 대학들은 모두 하위권을 기록했다.

4년제 대학 중 졸업생 1천 명 미만 대학 72개 중 대구예술대는 68위, 추계예술대는 70위를 기록했으며 전문대 졸업생 1천 명 미만 대학 60개 중 계원디자인예술대학은 57위, 부산예술대는 58위, 백제예술대는 59위를 나타냈다.

또 전문대 졸업생 2천 명 이상 대학 29개 중 백석문화대 21위, 계명문화대는 26위를 차지했고 1천 명에서 2천 명 사이 대학 63개 중 대경대학은 최하위를 보였다.

대경대 관계자는 "건강 보험 취업률은 39%지만 모델이나 방송, 연극 등 예능계열 졸업생의 실제 취업을 합치면 취업률이 60%를 넘는다"며 "간호과 등 보건계열과 부사관과 등의 건보 적용 취업률만 따지면 전국 최상위권"이라고 말했다.

특히 예능계 대학은 취업률 통계뿐 아니라 학교 평가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학 평가 주요 항목인 전임교원 연구성과의 경우 국내외 학술지 게재 등을 근거로 하지만 미술이나 예능계 교수들은 연주회나 전시회를 빼고 논문 실적을 평가하기 힘들고 이공계 대학 위주인 산학협력 항목에서도 실적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는 각 대학들이 입시철을 앞두고 취업률 통계를 부풀려 홍보에 나서면서 이달 1일 처음으로 건강보험 데이터 베이스를 바탕으로 전국 355개 대학의 취업률을 발표했다.

이재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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