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산업단지와 주민 건강 관계 역학조사해야

대구성서산업단지 주변 주민의 진료 암환자 수가 10만 명당 5천18명으로 전국 35곳 산업단지 평균 1천161명의 4배가 훨씬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세 이상 대구 거주 남성의 주요 직업'환경성 암 발생자 수를 조사한 국립환경과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호흡기계 암환자가 2002년 1천170명에서 2007년 1천386명으로 11%나 늘어났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 폭으로 산업단지와의 연관성을 짐작하게 한다.

1980년대 중반부터 조성된 성서산업단지는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4차 단지까지 2천548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대구 전체 제조업체 7천여 개 중 35%가 밀집한 대구 제조업의 중심이다. 업종별로는 조립금속이 905개로 가장 많고, 섬유의복 527개, 운송장비 379개 순이다. 이들 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 수는 5만 3천500여 명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자료대로라면 이들은 늘 암 발생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또 이들 제조업체가 일으키는 환경오염은 인근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그러나 관계 기관은 환자 통계조차 모르고, 정부도 산업단지가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종 구성에서 나타나듯 성서산업단지에는 환경이 열악하거나 주변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큰 업체가 많다. 이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이 이뤄지지 않으면 주민과 근로자의 건강을 해치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성서산업단지 인근에서 암 진료 환자가 유독 많다는 것은 분명한 요인이 있을 것이다. 이를 밝혀내 개선하는 것은 대구시의 일이다. 또 성서산업단지뿐 아니라 흩어져 있는 대구의 다른 산업단지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통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 더 이상 제조업 발전을 위해 주민의 건강을 담보로 잡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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