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확장 개통된 남대구∼성서IC 도시고속도로가 모처럼 활황을 맞은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부정적 경제효과를 끼치고 있다. 이 구간에 연일 최악의 교통란이 일면서 성서산단 물류에 차질을 빚는 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성서산단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
성서산단 경기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4 분기 66.57%였던 공장 가동률이 꾸준히 증가해 올 2분기 75.7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총매출도 3조3천643억원에서 4조1천475억원으로 8천억원 가까이 늘었다.
성서산단 측은 "성서산단은 땅값이 올 초에 비해 3.3㎡당 50만원이나 뛰었을 정도로 활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성서산단은 현재 2천500개 입주기업에, 5만3천여 명의 근로자들이 종사하며 GRDP(지역총생산)의 42%를 차지하는 대구 최대 산업단지다.
그러나 성서산단 동맥인 도시고속도로가 교통지옥으로 변하면서 물류비용이 높아지는 등 악영향을 주고 있다. 물류비 상승은 기업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기업경쟁력 악화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정희수 의원(한나라당, 경북 영천)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최근 3년간 대구경북 고속도로 서비스 수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남대구∼성서IC 구간이 3년 연속 가장 낮은 F 등급을 받았다. 대구경북 통과 고속도로 7개 노선 56개 구간 가운데 이 구간 일일 교통량이 8만5천 대를 넘어서는 등 교통 정체가 최악인 것으로 평가된 것.
계명대 김기혁 교수는 "남대구∼서대구IC 도시고속도로 구간에는 시간당 6천여 대의 차가 몰려 지·정체가 심하다"며 "이는 성서공단의 물류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워익대학 이안 워커 교수가 제시한 방정식을 이용해 남대구∼서대구IC 도시고속도로 지·정체에 따른 손실을 계산해 보았더니 이 구간에서는 매시간 3천240만원의 손실이 빚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고속도로 교통 혼잡은 물류 정시성까지 해쳐 성서산단에 직격탄을 날릴 개연성이 높다. 정시성은 기업 신뢰도의 척도인 까닭에 하청기업이 주를 이룬 성서산단의 교통은 생명줄과 같다는 것.
성서공단 한 입주업체 대표는 "오전 10시 이전에 도시고속도로를 통해 고속도로에 진입하려면 과거 5분 거리를 30분 이상 가야 하는데 누가 그 길을 선택하겠느냐"며 "납품 시간을 맞추기 위해 화원IC나 옥포IC 등 먼 길로 돌아가는 업체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이상용 대구경북연구원 선임 연구원은 "물류는 기업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기업 요소"라며 "물류비가 높아진다는 것은 곧 기업 경쟁력이 낮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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