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서 허를 찌르는 여당의 공세는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야당의 공격에 피감기관의 방패막이, 파수꾼 역할을 자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한나라당은 여당임에도 매일 상임위별 국감스타를 선정해 '여야 없는 국감'을 독려하고 있다. 국감 중반, 지역 의원들의 활약상도 눈에 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한나라당 간사인 서상기 의원(대구 북을)은 7일 당이 선정하는 국감스타로 뽑혔다. 이날 그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에 앞서 대구국립과학관을 조기 건립할 것을 촉구했고, 장학재단 본부의 대구 이전과 관련해 "이전 인원 220명 중 정규직이 20명도 되지 않는데 이전 취지에 맞느냐"고 질타했다. 한나라당 간사이기 때문에 지역 현안을 제대로 전달하겠느냐는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서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 부결로 물 건너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대해서도 관련법 통과를 국회에 촉구했다. 6일에는 교육위 국감 중 증인 채택 문제로 파행을 겪자 간사 자격으로 나서 속행시키는 순발력도 발휘했다.
이철우 의원(김천)은 6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국감스타로 떠올랐다. 준비한 것이 너무 많아 시간이 부족했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나갔다. 이 의원은 이날 문화재 수리 공사 인건비에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이어 문화재 보수 비용에 거품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다음날 오전 회의에서 "이 의원이 문화재 수리 공사의 인건비 산출 기준의 표준 개선을 촉구하면서 구체적인 실제적 사례를 제대로 제시했다"고 스타 선정 배경을 밝혔다. 이 의원은 국감 초반부터 ▷문화유산 지원 지역 전무 ▷국립예술단체 지역 공연 외면 ▷지역신문발전기금 편중 문제 ▷경북관광개발공사 존치 등을 주장하며 문화 분야 전반에 대해 '지역 역차별'을 연일 문제삼고 있다. 피감 방패막이가 아닌 지역의 파수꾼으로 톡톡히 활약했다.
농촌지역이 많은 경북에서는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이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11일 농림수산식품위 국감스타로 뽑힌 강 의원은 농협중앙회 국감에서 농협사업구조 개편과 배추 가격 파동 문제와 유통 대책을 제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강 의원은 또 국립식량과학원에 고랭지배추 연구원이 단 한 명뿐이라는 것을 밝혀냈고, 수협 바다마트 매출에서 공산품이 수산품을 역전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밖에 정희수(영천), 조원진(대구 달서병) 의원은 동남권신공항 조기 건설과 대구지방국토관리청 신설 등 현안을 부각해 지역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피감기관이 뜨끔할 정도로 아픈 지적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본인이 맡은 상임위에서 지역 문제를 적절히 섞어가면서 조리 있게 지적하는 지역 의원들이 눈에 띈다"는 반응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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