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을을 살짝 들였더니, 거실 한가득 가을얘기 꽃

간단한 소품 활용 계절연출법

가을이다. 계절이 바뀌었다고 그때마다 계절에 맞게 분위기를 연출하기는 어렵다. 비용도 만만치 않고 계절마다 집안을 바꾸느라 시간을 들이기도 어렵다. 그러나 가구 일체를 바꾸지는 않더라도 커튼과 벽지, 쿠션 등 몇 가지 소품을 이용해 가을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과일이나 낙엽, 나뭇가지, 돌 등 자연재료를 배치해 집안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 예컨대 밋밋한 벽면에 나뭇가지를 엮어 만든 나뭇잎 모양의 장식품 하나만 걸어도 가을이 성큼 다가온다. 식탁 위에 나뭇잎 모양의 그릇 하나를 내는 것만으로 가을 식탁을 차릴 수 있다. 여기에 감이나 붉은 사과 서너 개를 얹으면 풍성한 가을이 된다. 작은 아이디어로 간편하게 가을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본다.

◆주방에 가을을

가을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식탁을 꾸며보자.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엮어 만든 소쿠리에 감이나 사과 같은 과일이나 사탕을 담아두면 보관하기도 좋고 보기에도 좋다. 작은 항아리 뚜껑에 솔잎을 은은하게 깔고 그 위에 밤송이를 얹어 놓기만 해도 느낌이 확 달라진다.

식탁에 테이블클로스를 까는 것도 분위기 연출에 좋다. 아늑한 느낌을 주는 파스텔 톤 식탁보에 카키나 갈색 계열의 냅킨을 매치하면 가을 느낌을 물씬 풍긴다. 테이블클로스를 깔면 그릇이나 숟가락 젓가락의 소음을 줄이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촛불도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좋은 소품이다. 반드시 고전적인 촛대에 꽂을 필요는 없다. 예쁜 유리병 장식에 초를 꽂거나 솔방울 몇 개로 초의 아랫부분을 감싸듯 세워주는 것도 좋다. 또 요즘은 초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품처럼 예쁜 것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대로 세워두어도 무방하다.

냉장고 손잡이와 앞치마 등을 같은 톤으로 맞추어 통일감과 안정감을 표현함으로써 가족들에게 정서적으로 차분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사과, 배, 감, 말린 마늘 등을 노끈으로 엮어 주방의 적당한 공간에 매달아 두면 고향의 가을을 느낄 수 있어 푸근하다.

◆침실의 가을 연출

침실의 커튼이나 이불, 베갯잇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지만 침대 머리에 시집이나 소설책 한두 권을 두는 것도 좋다. 저녁에는 선선하기 때문에 비스듬히 누워서 책을 읽기에 참 좋다. 책은 눈과 피부뿐만 아니라 가슴 깊숙이 가을을 만끽하게 하는 좋은 소재가 된다.

가을 침구는 여름과 달리 가벼우면서도 온기를 많이 품어주는 소재가 좋다. 광택이 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실크 소재가 가을 침구용으로 인기가 많다. 이유정 홈인테리어 대표는 "요즘은 콩이나 옥수수, 유칼립투스 나무를 원료로 한 식물성 천연이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식물성 이불은 가벼우면서도 보온성과 통기성도 높다. 침구를 바꿀 때는 커튼과 비슷한 컬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커튼이 베이지나 골드 톤이라면 침구도 베이지나 브라운으로 맞추는 것이 좋고, 커튼이 붉은색 계통이라면 침구는 보라색 톤으로 하는 것이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침실에 가장 큰 변화를 주는 것이 침대 장식의 변화지만 침대 주변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액자를 벽에 거는 대신 바닥에 두고 그 주변에 잡지나 책을 쌓아두는 것만으로도 이국적인 코너 장식이 될 수 있다. 또 흔히 관심을 갖지 않는 침대 발치에 장식을 더해 감각적인 코너를 만들 수 있다. 긴 테이블이나 박스 가구를 침대 발치에 두고 보랏빛이나 갈색 패브릭을 씌우고 군데군데 가을 느낌의 소품을 붙이면 색다른 분위기가 난다.

◆효과 만점 가을꽃

가을을 맞아 집안에 변화를 주고 싶지만 벽지나 가구를 선뜻 바꾸기가 부담스러울 때는 꽃을 활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국화, 달리아, 해바라기 등 가을을 상징하는 꽃을 화병에 꽂아 창틀에 두는 것만으로도 집안이 달라진다. 밀짚모자, 유리병, 액자 등 집안에 있는 소품을 최대한 활용해 장식하면 따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가을의 풍성함을 맛볼 수 있다.

가을꽃은 다른 장식 없이 화병에 꽂아 두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국화는 꽃병에 꽂을 때 한꺼번에 많이 넣지 않아야 자연스러워 보인다. 국화의 색과 향기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기 때문에 침실이나 서재에 두면 좋다. 특히 서재에 흰색이나 녹색 국화를 놓아두면 일 때문에 피로해진 눈을 편하게 해줄 수 있다. 맨드라미는 타오르는 듯한 빨간색으로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하고, 향기가 식욕을 더해 주므로 거실이나 식탁 가운데 두면 적합하다. 달리아는 풀냄새가 활력을 주므로 수험생이나 어린 자녀 방에 놓으면 좋다. 꽃을 이용해 인테리어를 할 때 초를 이용하면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패브릭으로 가을 연출

가장 흔하고 손쉬운 가을철 인테리어는 뭐니 뭐니 해도 패브릭을 이용한 변신일 것이다. 커튼과 쿠션, 침구세트 등을 바꾸기만 해도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길 수 있다. 여기에 침대 옆에 가을 느낌을 주는 스탠드를 세우고 액자 하나쯤 걸어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가을 커튼은 두꺼운 원단이나 은은하게 비치는 소재 모두 사용해도 좋다. 두꺼운 원단은 입체감이 느껴지고 포근해 보이는 효과를 준다. 가벼운 원단을 선택할 때는 갈색 계열에 큰 체크무늬를 선택하면 가을 느낌을 물씬 풍길 수 있다. 여름에 쓰던 커튼 그대로 양끝에 색상이 다른 한 폭씩 달아서 가을 커튼으로 연출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커튼 대신 나무 블라인드 역시 가을 느낌을 살리기에 좋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뿐만 아니라 채광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서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할 수 있다.

가을이 왔다고 소파를 바꾸기는 어렵다. 여름에 사용하던 쿠션커버를 벨벳, 울 등의 따뜻한 소재, 컬러로 바꿔주면 된다. 또 스탠드 갓만 바꿔도 분위기를 단번에 바꿀 수 있다. 잔잔하고 따뜻한 컬러의 패브릭 갓을 사용하면 훨씬 아늑해 보인다. 벽지를 바꾸기가 만만치 않은 만큼 액자나 사진 몇 장을 바꿔 거는 것만으로 거실과 침실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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