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창훈기자의 디지털 라이프] 아이패드

터치로 책장 넘기듯 "출판사 긴장하라"

애플의 또 다른 야심작 '아이패드'가 국내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아이패드가 최근 국내 전파인증을 획득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다음달이면 국내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연 아이패드는 '제2의 아이폰'이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실패한 태블릿PC'로 남을 것인가. 기자가 직접 아이패드를 체험해봤다.

아이패드를 딱 보는 순간, 확대된 아이폰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외관은 기존의 아이폰과 쌍둥이라 불릴 정도로 닮았다. 또 초기화면 상의 애플리케이션(앱) 배치도 아이폰과 거의 똑같다. 하지만 B4 크기의 널찍한 화면은 사용자로 하여금 시원스러움을 선사한다.

애플리케이션(앱) 배치도 훨씬 여유가 보인다. 아이폰에서는 초기화면에서 앱이 빽빽하게 늘어선 반면 아이패드는 앱 사이의 간격이 훨씬 넓어 보기 편했다. 또 초기화면서부터 가로'세로 전환이 되는 점도 기존 아이폰과 달랐다.

#터치감 만족, 한 손으로 들기에는 묵직

아이폰처럼 슬림한 디자인이지만 무게는 생각보다 있는 편. 무게가 0.68㎏이라 처음에는 만만해보였지만 막상 들고 있으니 묵직한 느낌이다. 한 손으로 들고 있기에는 부담스럽고 두 손으로 잡거나 무엇을 받치는 것이 좋을 듯싶다.

터치감은 만족스럽다. 손가락을 스치자마자 머뭇거림 없이 화면이 재빠르게 움직인다. 기존 아이폰보다 터치감은 더 낫다는 느낌이다.

#e북, 눈의 피로감 없이 읽기 편해

아이패드의 가장 큰 기능인 e북부터 사용해봤다. i-Books(아이북스'e북을 읽을 수 있는 앱)에 들어가 책을 고르니 책을 편 듯한 형태가 화면에 뜬다. 크기나 선명함이 마치 종이책을 만난 듯하다. 손가락으로 터치하자 책장이 넘어가듯 다음 페이지로 넘어간다. 손가락을 좌우로 천천히 밀자 책장 또한 그 속도에 맞춰 느리게 넘어간다. 화면 색상은 자연색에 가까워 눈의 피로감은 별로 느끼지 못하고 전반적으로 읽기에 편하다. 앞으로 종이책과 충분히 경쟁할 만한 힘을 지녔다.

#PC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형태

유튜브를 열어 동영상을 실행하니 소형TV를 보는 듯했다. 아이폰에 익숙한 기자에게는 넓어진 화면이 실감났다. 한 편의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앱인 사파리를 켜봤다. 프레임 자체가 아이폰과는 좀 달랐다. 아이폰에서는 메뉴바가 아래쪽에 위치했지만 아이패드에서는 위쪽에 마련돼 PC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형태를 보는 듯했다. 인터넷뿐 아니라 많은 앱에서 프레임 자체가 넓은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유튜브에서 어떤 동영상을 보면 그 영상이 왼쪽에 뜨고 오른쪽에 관련 동영상이 줄줄이 보여지는 형태다. 아이폰에서의 유튜브는 작은 화면 때문에 아래쪽으로 쭉 펼쳐지는 형태였다. 여러 면에서 PC의 배치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이다.

스피커의 경우는 하단 오른쪽에 몰려있다. 아이패드는 휴대폰 기능이 없다 보니 아이폰처럼 스피커의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배터리에 대한 불만은 없겠다. 1시간 가까이 사용했는데 3% 정도밖에 배터리가 떨어지지 않았다.

#카메라 없어 실망

앱 호환성은 아쉬운 부분. 기존 아이폰용 앱에서 해상도 문제가 이내 드러난다. 넓은 화면에 아이폰 해상도(480×320)가 적용되다 보니 그림을 확대했을 때 깨짐 현상이 나타난다. 아이폰 앱을 사용할 수 있지만 완벽히 최적화되지 못한 셈이다. 카메라가 없는 점도 다소 실망스러운 점이다. PC라는 개념이 있지만 휴대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카메라가 포함돼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널찍한 화면과 아이폰의 장점을 그대로 수용한 인터페이스는 기존 노트북이나 넷북과 비교해 충분히 돌풍을 일으킬 만한 경쟁력을 갖추었다. 하지만 아이폰 인터페이스에 익숙한 국내 시장에서 아이패드가 아이폰처럼 인기를 누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apolonj@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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