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가 2단계 구간(부산~동대구)이 완전 개통돼 11월 1일부터 본격적인 운행에 들어갔다. 2002년 착공한 지 8년 만이다. 이날 개통으로 서울~부산 주행 시간은 2시간 18분으로 이전보다 22분 단축됐다. 이에 따라 서울~부산 총연장 417.5㎞를 잇는 경부고속철도(총사업비 20조 7천282억 원)는 착공 19년 만에 완전 개통된 것이다.
"본격 운행 첫날인 11월 1일 오전 신경주역 등에서 KTX를 이용한 승객들은 경부고속철 완전 개통으로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 됐다며 개통을 환영했다." "이곳은 주말 이벤트도 마련돼 온 가족이 한나절을 놀 수 있는 공간이 될 전망이다." "반나절만 할 일이라더니 한나절도 더 걸린다."
앞서의 예문에 나오는 '한나절'과 '반나절'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한나절'과 '반나절'에 붙은 '나절'은 하루 낮의 절반쯤 되는 동안, 낮의 어느 무렵이나 동안을 가리키는 단위로 '하루'(24시간) 중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가 떠 있는 동안을 가리키는 말이며 '아침나절' '점심나절' '저녁나절' 등으로 쓰인다. '한나절'은 하루 낮(12시간)의 반(半) 즉 절반이므로 보통 6시간을, '반나절'은 3시간 정도를 뜻한다. 그렇지만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의 근무 시간을 8시간으로 봤을 때 '한나절'은 4시간, '반나절'은 2시간 정도로 보면 된다. 근래 편찬된 국어사전에는 '한나절'과 '반나절'을 같은 뜻으로 다루고 있기도 하지만 '한'은 하나이지만 '반'은 하나의 절반으로 구분해야 한다. 서울서 부산까지 고속철을 이용하기 위해 역까지의 이동 시간과 볼일 등을 제외하더라도 4시간 40분가량이 소요되니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보다는 '한나절 생활권'이 더 가깝다.
누구나 역 대합실에 붙어 있는 상'하행선 열차 시각표를 확인한 적이 있을 것이다. KTX 등 열차를 이용하려면 열차 운행 시각표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열차 운행 시각표'인지 '열차 운행 시간표'인지 헷갈려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시간'은 어떤 시각에서 시각까지의 사이, '시각'은 시간의 어느 한 시점을 뜻한다. 예문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KTX 열차의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첫차 출발 시각은 오전 5시 30분이다." "직장인들은 매일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 뭘 먹을까 고민에 빠진다."
경부고속철도 완전 개통으로 전국이 한나절 생활권이 될 정도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러잖아도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에겐 이럴 때일수록 여유를 갖는 게 필요하다.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하여 느긋하고 평안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일을 처리하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지금 이 시각 이것을 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자.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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