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 G20에 대구지하철 물품보관함은 왜 막나?"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11, 12일 대구 지역 통신업체와 공항, 지하철 등에서도 테러 방지를 위해 보안이 강화됐다.

대구 각 기관들은 안전한 G20 행사를 위해 당분간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상당수 시민들은 "서울에서 열리는 G20 때문에 왜 대구 시민들까지 불편을 겪어야 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1일 오전 10시 30분 대구 동구 신암동 KT 지사. 건물 입구와 뒷문, 내부 곳곳에는 'G20 정상회의와 관련해 KT 전 사옥의 출입 통제를 강화한다'는 공고문이 붙어 있었다. 택배 등 우편물 검사도 강화됐다. KT 건물에서 근무하는 한 경비원은 "G20 기간 동안에는 신분이 확인된 이들만 사옥에 들어갈 수 있다"며 "우편물 등 모든 반입물품에 대해 검색을 실시한다"고 했다.

KT 측이 보안을 강화한 것은 G20 정상회의의 주관 통신사업자로 선정된 자사의 통신시설 테러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KT 홍보팀 관계자는 "전 지사가 외부인의 출입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가주요목표 시설인 북대구지사는 대구 지역 통신시설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대구국제공항에는 더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공항 측은 이달 8일부터 13일까지 최고 보안등급인 '심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공항에는 자체특수경비 인력 34명과 청원경찰 41명, 지구대 경찰 4명이 보안 유지에 힘쓰고 있었다. 폭발물 처리를 담당하는 J씨는 "오늘은 공항 보안이 강화돼 사람들이 주차를 덜 하는 편"이라며 "회의는 서울에서 개최되지만 폭발물은 언제 어디서 발견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공항 2층에는 '철저한 보안검색, 서울 G20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문구와 함께 '보안 수속이 강화돼 불편하더라도 협조해 달라'는 안내문이 함께 놓여있었다. 탑승 수속을 담당하는 공항 직원은 "티켓에 주민등록번호와 전화번호를 미리 기입하고 개별 탑승을 하는 등 보안이 강화돼 탑승 수속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일찍 공항에 도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철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구지하철역사에 있는 물품보관함은 몽땅 폐쇄됐다. 이날 대구역 지하철역에는 짐을 넣으려다가 8일부터 12일까지 보관함이 폐쇄된다는 안내를 보고 당황하는 이들도 있었다.

계명대 1학년 허진영(19·여) 씨는 "회의가 이번달에 개최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오늘부터 이틀간 열린다는 것은 오늘 신문을 보고서야 알았다. 서울에서 행사가 진행되는데 대구까지 왜 호들갑이냐"고 말했다. 물품보관함에 붙어있는 안내문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린 아이디 '@tyuham' 씨는 "G20이 중요한 것은 알겠는데 왜 대구 지하철에 있는 보관함 사용을 막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보안을 강화하고 있는 각 기관들은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행사라 전 국토가 비상 사태"라며 "국가 대사를 위해 시민들이 조금만 불편을 참아달라"고 해명했다.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