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춥고 피곤한데 웬 수험생 이벤트?…텅 빈 생색내기 공연

18일 오후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열린
18일 오후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열린 '수능 수험생 뒤풀이 한마당' 행사장의 관람석이 공연 중반이 지났는데도 텅텅 비어 있다. 대구 세계육상대회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이 행사에는 초청 가수 팬 50여 명과 조직위와 교육청 관계자 20여 명이 자리를 메웠을 뿐 정작 행사의 주인공인 수험생은 보이지 않았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수험생들은 어디에….'

수능 시험이 끝난 18일 오후 대구시와 교육청이 마련한 '수험생 이벤트'가 시내 곳곳에서 열렸지만 정작 수험생은 없었다.

18일 오후 6시 40분 대구 중구 국채보상기념공원 화합의 광장. 널찍한 무대에 200여 개의 의자가 놓여 있었다. 무대에는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함께하는 수능 수험생 뒤풀이 한마당'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그러나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 중 수험생을 찾기 어려웠다. 앞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객석이 텅 비어 있었고, 그나마 찬 객석에도 '어른' 관객이 대다수였다. 김연지(27·여) 씨는 "수능을 끝내면 가족들과 저녁을 먹거나 친구들과 어울리기 바쁠 텐데 누가 이런 공연을 보러 오겠냐"고 했다.

수능을 마친 박지영(18·여) 양은 "날씨도 추운데 야외에 앉아서 공연을 보는게 어떻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냐"며 "차라리 친구들과 그동안 못했던 수다도 떨고, 영화를 보는 것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길"이라고 했다.

대구시교육청이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연 '선도 캠페인'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관공서 직원 및 유관단체 400여 명이 시내를 돌며 수험생 일탈행위 예방 및 보호를 위한 캠페인에 나섰지만 오히려 빈축만 샀다. 정작 거리에는 수험생들이 없었던 데다 복잡한 거리를 캠페인 참가자들이 일시에 통행하면서 지나가는 시민과 차량 모두 통행에 불편을 겪었기 때문. 강민수(29) 씨는 "저런 캠페인이 정말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단순히 공무원 치적을 홍보하려는 보여주기식 행사 아니냐"고 눈살을 찌푸렸다. 시민들의 저조한 관심을 보여주듯 공무원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시민들이 버린 홍보지가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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