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활체육] 사회인야구팀 '골든배트'

'즐기는 야구' 슬로건, 13년만에 동호인 야구 평정

골든배트 야구단이 제5회 매일신문사장기 생활체육 대구
골든배트 야구단이 제5회 매일신문사장기 생활체육 대구'경북 동호인 야구대회 1부에서 우승한 후 포즈를 취했다. 골든배트 야구단 제공

10, 11월 5주간에 걸쳐 열린 제5회 매일신문사장기 생활체육 대구'경북 동호인 야구대회 1부에서 우승한 골든배트 야구단의 슬로건이다. 이 말에는 생활체육으로 야구를 즐기는 사회인 야구팀의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이 녹아들어 있다. 야구팀은 경기 특성상 팀 성적과 함께 개인 성적이 나오기 때문에 구성 후 내부적으로 숱한 갈등을 겪게 된다. 1997년 골든배트를 창단해 이끌고 있는 이재홍(42'구미 혜성광고기획 대표) 단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 같은 슬로건을 만들었다고 했다.

골든배트는 이 단장과 그의 친구 백창엽 씨, 백 씨의 친척 동생인 박병호 씨가 의기투합해 창단한 야구팀이다. 지금은 구미를 본거지로 활동하고 있지만 대구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1990대 초반 대구에서 사회인야구 붐이 시작될 때 야구를 접한 후 레이더스 소속으로 활동했다. 그 당시에는 야구팀이 많지 않아 각 팀에는 선수들이 40명 이상 될 정도로 많았다. 이 때문인지 팀 분위기가 군기를 잡는 등 다소 강압적이었다.

이에 이 단장은 백 씨 등과 더불어 사회인이라는 취지에 맞는 즐기는 야구를 하는 팀을 만들기로 하고 선수들을 모았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골든배트는 시간 날 때마다 훈련을 거듭해 팀의 골격을 갖췄고, 1998년 대구지역의 한 사회인야구리그에 가입, 본격 출범했다.

하지만 창단 후 수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실력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 팀을 떠났다. 다른 팀들도 시합하기를 꺼려 할 정도로 골든배트는 형편없는 팀으로 전락했다.

당시 자존심이 많이 상한 이 단장은 지금의 슬로건을 만들고 경기력과 팀워크를 동시에 다져나갔다고 했다.

"재미를 추구하면서 팀을 운영하다 보니 질서 유지가 심각한 문제가 됐습니다. 이때부터 선수 선발에 신중을 기했습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간 됨됨이를 우선 고려하게 됐지요."

이런 노력에도 골든배트는 우승 한 번 하지 못한 2류 팀으로 남아 있었다. 우승에 목마른 골든배트는 급기야 2006년 연고지(활동 무대)를 구미로 옮겨 숙원을 풀게 됐다. 2006년 구미시생활체육회의 금오리그에서 우승, 처음으로 정상에 서는 기쁨을 누린 것이다. 이어 2007년 구미리그 2부에서 우승했고, 지난해에는 구미리그 1부 준우승과 미즈노배 토너먼트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구미리그 2부에서 전승으로 사실상 우승을 예약해둔 상태다. 칠곡군생활체육회의 리그에도 참가, 5위를 차지했다. 토너먼트로 펼쳐진 제5회 매일신문사장기 1부에서도 우승, 탄탄한 실력을 자랑했다. 제2회 때부터 참가한 매일신문사장기에선 4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현재 팀의 핵심 선수는 코치 겸 투수인 박승균 씨와 경주고에서 아마추어 선수생활을 한 최성진 씨다. 박승균 씨는 사회인 선수로는 상당히 빠른 120km대의 직구를 자랑하며 에이스로 맹활약하고 있다. 최성진 씨는 주전 포수 겸 외야수로 팀의 빈 구멍을 메우고 있다.

"대구에서 활동할 때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는데, 구미에서는 매년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이는 대구에 살면서 매주 구미로 야구경기를 하러 오는 팀원들 덕분입니다. 참 고맙고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단장은 "팀원 22명 모두 가족 같은 존재"라며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호형호제하며 지내다 보니 경기에서 큰 힘이 발휘 된다"고 자랑했다.

이 단장의 야구 열정은 소문 나 있다. 야구팀 창단 후 지금까지 일요일 친척 잔치에 참석해본 적이 없을 정도다. 그에게 휴일은 야구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저의 큰 아이가 1994년 4월 10일에 태어났는데, 그 날이 일요일이었습니다. 첫째 아이는 진통이 오래된다는 주위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야구 장비를 챙겨 병원에 같습니다. 여차하면 야구 하러 가려고 했지요."

이 단장은 "지금 생각해 보니 아직 안 쫓겨난 것이 다행"이라며 "이제껏 같이 살아준 아내가 너무너무 고맙고,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이 단장은 "야구가 있어서 좋고, 우리 팀원들이 너무 너무 좋다. 나이가 더 들면 노인야구단을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야구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이 단장의 헬멧에는 '열정'이란 단어가 새겨져 있다.

◆골든배트 야구단 명단

▷단장 이재홍 ▷감독 황화준

▷코치 박승균 ▷총무 임병주

▷고문 백창엽 박병호

▷선수 김태수 신용하 신효정

신용균 방민철 류상근 김명진

정규하 양진현 정원석 김기권

김유창 신민섭 최일용 최성진

김병주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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